[제주 재배환경 첩첩산중]
㎏당 4300원 전년대비 13%↑
재고부족 영향 일시현상 분석
전국 남도종 재배율 지속 감소
수요감소·기계화 등 영향 우려
올해산 마늘 첫 수매가격이 호가를 보인 가운데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숱한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제주에서 주로 재배하는 품종인 남도종에 대한 소비자 수요 감소와 기계화 난항 등에 따른 재배환경 악화가 예견되면서다.
대정농협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올해 마늘 수매가격을 ㎏당 4300원으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500원(13.2%)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보다 수매가격이 오른 이유로는 마늘 재고량 감소가 가장 먼저 꼽힌다. 지난달말 기준 마늘 재고량은 1만3768t으로, 전년대비 7%(1038t) 줄었다.
이같은 재고부족 문제에 따른 가격증가 현상은 육지부에서 주로 재배하는 품종인 대서종 수확기가 시작되는 다음달부터 잦아들 전망이다.
일시적인 가격증가 현상이 잠잠해지는 것과 함께 최근 제주산 마늘 품종인 남도종에 대한 수요가 지속 감소하면서 위기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남도종은 마늘 특유의 알싸한 맛이 깊어 주로 김장김치용으로 활용되며, 대서종의 경우 상대적으로 알이 작고 향이 덜해 일반 음식점에서 쌈 채소 등 용도로 선호된다.
특히 대서종은 단위당 수확량도 많고 깐마늘 가공 수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재배농가 선호도가 높다. 여기에 깐마늘을 소비하는 외식 추세마저 늘면서 남도종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 기준 대서종·남도종 재배면적은 2010년 각각 4752㏊(27%), 1만2854㏊(73%)였으나 2018년 우위가 역전된 이후 올해 기준 대서종 1만2629㏊(67%), 남도종 8141㏊(33%)로 집계됐다.
제주지역의 경우 대서종 수확기인 6월 장마가 찾아오는 만큼 대서종으로의 품종 변경도 녹록지 않다.
더군다나 대서종은 수확후 3일 이내 건조시설에서 한 달가량의 건조시기를 거쳐야하지만 제주에는 지역별 인프라가 태부족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령화 등에 대비한 기계화에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농기계 제조업체 등은 재배면적이나 농가가 적은 남도종보다는 수요가 많은 대서종 대상 기기 개발·제작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등에서 자체적으로 기계를 개발하는 등 연구를 지속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자갈 등이 많은 제주지역 밭 특성상 쉽지 않다는 게 현장 지적이다.
제주지역 마늘 재배면적은 2018년 1964㏊에서 올해 907㏊로, 7년새 절반 수준으로 감소(-53.8%)했다.
대정농협 관계자는 "남도종 마늘 만큼은 한지형 품종인 의성마늘과 같이 특수 품목으로 지정해 수입 가이드라인 등록에서 제외하는 등 정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정부는 물가 안정 등을 이유로 들고 5년 전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사용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