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보석 제주자치경찰단 학교안전T/F팀 경사

매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학교 정문 앞에 선다. 부끄러운 듯 말없이 지나치는 학생들의 어깨, 선생님과 반갑게 인사하며 지나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지킨다'는 것은 늘 드러나지 않는 일이라 생각해본다.

보이지 않는 위험을 막고 평범한 하루를 무사히 지켜내는 것. 우리가 하는 일은 결국 그 '아무 일 없음'을 만들어가는 일이 아닐까 싶다.

제주자치경찰단은 2024년부터 학교안전경찰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기존 3개교에서 도내 6개 학교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학교안전경찰관은 학교 내외 사각지대를 순찰하며 기초적인 방범 활동을 수행한다.

아울러 주기적인 학교폭력 예방교육도 실시한다.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조사해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다.

만나는 선생님들은 진심 어린 호응으로 반겨주고 복도에서 마주치는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나 경찰쌤으로 호칭하며 쉽게 다가온다.

학교안전경찰관은 늘 교사와 학생 곁에서, 조용하게, 그러나 누구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그들을 지키는 학교의 파수꾼이 돼가는 중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지만 학교의 지속적인 발전과 의미 있는 변화를 위해 앞으로도 힘을 보탤 것을 다짐하며 프랑스의 대문호 앙드레 지드의 말을 빌려 이 글을 맺는다.

"나는 언제나 활짝 핀 꽃보다는 약속에 찬 봉오리를, 소유하는 것보다는 욕망을, 완성보다는 진보를, 분별 있는 연령보다는 청소년 시절을 사랑한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더욱 가능성으로 빛나는 그들을 지켜보며, 나는 오늘도 그 곁에서 조용한 등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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