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구 서귀포해양경찰서장

서귀포는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는 최전선에 위치해 그 위험성이 결코 가볍지 않다. 태풍 내습시 급격한 풍향 변화와 높은 파고로 선박 사고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최근 5년간 서귀포 해역에서 태풍으로 인한 해양사고는 88건으로 대부분이 항내 정박 선박에서 발생했다.

이에 서귀포해양경찰서는 6월부터 10월까지 '태풍 내습기'로 정하고, 사고예방과 대응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해 현장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원거리 조업선박은 함정을 조기 투입, 안전해역으로 피항을 유도하고 출항제한과 대피명령도 적극 시행하고 있다. 항구내 선박은 사전 위치 파악, 계류삭 보강, 선장 재선 독려 등으로 집중 관리 중이다.

연안안전 관리 또한 소홀히 하지 않는다. 낚시나 레저활동 중 사고예방을 위해 사고다발해역 55곳을 중심으로 출입통제와 위험예보제를 실시하고, 해양재난구조대 및 민간 드론수색대의 합동 순찰로 접근이 어려운 해역까지 감시망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철저한 준비와 대응체계를 갖췄더라도 경각심 없는 행동 하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기상예보를 무시한 출항, 무분별한 조업과 섣부른 방파제 접근은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이다. 

태풍 앞에서 '대비를 미루는 일'은 곧 생명을 거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태풍의 진로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사전대비'는 선택할 수 있다.

서귀포해양경찰서는 앞으로 주민과 어민, 그리고 제주를 찾는 모든 이들이 안전하도록 철저한 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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