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찬경 서귀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다. 손안의 스마트폰 하나면 세계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편리함 속에는 청소년들이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디지털 성범죄라는 그림자가 존재한다.
디지털 성범죄는 장난이나 호기심에서 시작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이고 깊은 상처를 남긴다. 특히 딥페이크 영상이나 성 착취물의 영상을 촬영·유포·저장 등은 단 한 번의 실수로도 삶 전체를 흔들 수 있는 큰 위험으로 이어진다.
사례로 미성년자 아이돌의 얼굴을 합성해 만든 딥페이크 영상물을 시청했거나, 친구가 올린 SNS 프로필 사진을 무단으로 다운받아 음란사진과 합성해 친구들에게 유포해 경찰에 입건되는 사건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들을 만나 진술을 들어보면 장난삼아 했다며 이것이 범죄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즉 디지털 윤리에 대한 인식 부족이 문제의 시작점이 되고 있다.
학교전담경찰관은 청소년들에게 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을 선행하고 '한 번쯤은 괜찮다'는 생각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알려주고 있다. 또 단순한 경고가 아닌 왜 위험한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피해를 입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피해자 중심의 지원 체계와 보호조치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어른들이 먼저 '디지털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 디지털 세상에서 아이들이 겪는 불안과 위협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청소년들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함께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동반자임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함께할 때, 안전한 온라인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