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혁 제주시 안전총괄팀장
놀이터는 아이들에게 단순한 놀이공간을 넘어 건강한 신체 발달과 정서 성장을 돕는 공간이다.
하지만 그 웃음소리가 눈물로 바뀌는 순간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행정안전부 '2023년도 어린이놀이시설 중대사고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중대사고는 총 174건으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사고 유형을 보면 추락이 66%로 가장 많았다. 넘어짐(13.8%), 놀이기구와의 충돌(11.5%)이 뒤를 이었다.
이런 사고는 불운이 아니라 예방할 수 있는 부주의의 결과일 수 있다.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 도시공원, 실내 키즈카페 같은 어린이놀이시설은 구조물 안전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세심한 관심이 함께할 때 비로소 안전한 공간이 된다.
바닥이 모래나 고무재질로 돼 있는지, 놀이기구에 날카로운 모서리나 부서진 부분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실내 놀이기구의 결합부는 충격 방지 폼으로 보호돼야 하며, 울타리나 구조물이 보호자의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구성돼야 한다.
제주시가 관리하는 어린이놀이시설은 현재 594곳이다. 대부분이 주택단지, 어린이집, 도시공원에 있으며 매달 자체 안전점검과 함께 정기검사, 관리자 교육, 상해보험 가입 등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제도가 잘 마련돼 있어도 우리 사회가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문화와 인식이 없다면 진정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아이들의 놀이공간은 보호자의 관심과 공동체의 책임의식이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어린이놀이시설의 안전은 단순한 시설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미래세대에게 보여주는 책임감의 표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