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은 농업디지털센터 농촌지도사
기후변화와 농촌 고령화, 농산물 가격 불안 등 제주 농업의 과제는 날로 복잡해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움직임이 있다. 바로 '제주DA(Digital Agriculture) 플랫폼'이다.
제주DA 플랫폼은 농업 데이터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농업의 생산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 시스템이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병해충 예찰 및 예보 시스템'이다. 제주 전역 77개 지점에 설치된 디지털 해충감지기가 해충을 자동 감지하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지난달 제주지역 농가는 제주DA 앱을 통해 총채벌레 경고 알림을 받았고, 농민은 방제 작업을 실시했다. 이후 "방제 완료"라고 말하자 자동으로 앱의 영농일지에 기록되는 모습이 시연회에서 공개됐다.
또 다른 핵심 기능은 'AI 기반 생산량·가격 예측'이다. 감귤 생산자 단체는 제주DA를 활용해 올해 감귤 생산량이 평년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출하량을 조절해 가격 하락을 방지했다. 이는 농가의 수익 향상은 물론, 수급관리센터와 행정기관의 정책 수립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이 외에도 음성 인식과 위치 기반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영농일지', 농가 경영분석 기능 등은 농업인의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돕는다. 과거에는 모아진 정보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농업인이 직접 입력하고 활용하는 '내 정보'가 중심이다.
제주DA 플랫폼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 농업인의 삶과 제주도의 미래를 바꾸는 열쇠가 될 것이다. 디지털농업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지금, 제주DA는 변화의 최전선에서 농업인에게 든든한 동반자가 돼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