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 인구보건복지협회제주지회 본부장

매년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풍요와 수확의 상징인 10월과 임신 기간 10개월의 의미를 담아 임신과 출산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임산부를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사회 시스템과 문화는 이 숭고한 여정을 온전히 보듬어주고 있는가.

우리는 임산부가 홀로 감당하는 '세 가지 불안(3無)'을 제거하는 데 공동체적 책임감을 발휘해야 한다.

첫째, '경력 단절 無(무)'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임신과 출산이 여성의 커리어를 멈추게 해선 안 된다. 육아휴직 후 복귀가 당연해지고 남성의 육아 참여가 장려되며 유연근무제가 보편화돼야 한다. 나아가 임신·출산이 사회적 자산이 돼야 한다. 

둘째, '고립감 無(무)'사회를 구축해야 한다. 임신 기간 동안 겪는 우울감이나 출산 후 찾아오는 산후 우울증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나누고 지지해야 할 과제다. 지역사회와 의료기관이 심리상담과 정서 지원을 강화하고 돌봄 품앗이 같은 이웃 연대를 활성화해야 한다. '혼자가 아니다'라는 신뢰가 가장 큰 힘이다.

셋째, '안전 위협 無(무)'사회를 실현해야 한다. 임산부 건강과 태아의 안전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최우선 가치다. 응급의료 체계와 이동권·편의시설을 보장하고 '임산부 먼저'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될 때 비로소 모두가 안심할 수 있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모든 임산부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와 응원의 말씀을 전한다. 임산부를 배려하는 행동 하나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된다. 오늘부터 따뜻한 변화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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