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범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상수도부 주무관

최근 강릉을 비롯한 강원 동해안 지역이 극심한 가뭄으로 단수 피해를 겪었다. 이번 사태는 기후위기 시대의 물 관리가 단순한 차원을 넘어 국민의 생존과 직결됨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제주도 역시 언제든 이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제주는 이미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물관리 시스템 도입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2022년부터 추진된 '제주상수도 통합운영관리센터'는 기존에 각 정수장에서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체계를 개선해 비상 상황 발생 시 원인 분석부터 판단·대응까지의 전 과정을 중앙에서 일원화해 처리할 수 있도록 구축됐다. 이런 체계가 본격 가동되면 위기 발생 시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는 여기에 AI(인공지능) 기반 수요예측 시스템 도입도 준비 중이다. 이 시스템은 배수지의 유량과 수압 데이터 등을 최소 3년간 학습해 향후 1년의 수요를 장기적으로 예측하고 최근 2주간의 데이터를 통해 1일 단위의 단기 수요를 예측하며 비상 상황에서는 남은 물의 양과 공급 가능 시간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단수나 수질사고 같은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한, 6개 거점정수장을 중심으로 하부 정수장의 무인화 운영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절감된 인력을 데이터 분석과 시스템 관리 분야로 재배치해 효율성과 전문성을 함께 높일 계획이다. 

기후위기 시대의 행정은 위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데이터로 준비하고 기술로 대응하며 도민의 신뢰로 완성된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스마트 물관리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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