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문석 전 서귀중앙여자중학교 교장

바람은 때때로 삶을 흔들고 때로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제주의 교육도 마찬가지다. 변화의 바람 속에서 뿌리를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

36년 동안 교직에 몸담으며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과 함께한 필자는 한 가지 진리를 배웠다. 교육의 본질은 아이들의 '성적'이 아니라 '성장'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교육은 지나온 길을 성찰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첫째, 사교육비 절감이다. 모든 가정이 공평하게 교육을 누리려면 학교 안에서 주도적 학습이 가능해야 한다. 공교육이 자기주도 학습 지원과 맞춤형 학습센터 역할을 해야 사교육 의존을 줄일 수 있다.

둘째, 케이미피케이션(게임+러닝)과 IB 프로그램이다. 학습의 몰입과 사고력을 함께 키우는 미래형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셋째, 안전하고 돌봄이 가능한 학교다. 부모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돌봄 시스템은 미래 교육의 기본 인프라다.

이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교사·학부모·학생 모두가 원하는 실질적인 변화의 시작점이다.

필자는 교장 시절 '열린 교장실'을 운영하며 학부모와 학생을 학교의 중요한 동반자로 초대했다. 이처럼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학부모와 공유하고 교육 공동체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섬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의 뿌리 깊은 문화와 세계적 교육 혁신을 결합해야 한다.

교육은 행정의 정책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현장의 교사, 학부모, 지역 사회가 함께 참여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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