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복 제주시 경제소상공인과 주무관
공직사회는 감사 준비로 긴장감이 백배다. 사무실 곳곳에서 관련 자료를 점검하고 보고서를 손질하는 직원들의 분주한 모습이 이어진다. 감사철이 되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번에도 무사히 넘어가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감사는 단순히 '지적을 피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 공직자가 수행한 행정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졌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다시 말해 감사는 '잘못을 찾는 자리'이기보다 '신뢰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감사를 통해 제도의 미비점을 찾아 개선하고 국민에게 보다 나은 행정을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청렴은 감사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청렴이 행정의 기본이 된다면 감사는 두려움이 아닌 당당함의 증거가 된다.
예산 집행과 행정 절차 전반에서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하고 형식적인 절차 준수에 머무르지 않고 '왜 이 절차가 필요한가'를 이해하며 책임 있게 업무를 수행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런 자세가 쌓일 때 행정의 신뢰는 제도적 청렴으로 이어진다. 결국 청렴은 거창한 제도나 규정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선택에서 출발한다.
감사의 시기는 공직자의 청렴 의지를 드러내는 시간이다. 작은 편의나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된 부분은 없는지 국민의 세금이 올바르게 쓰이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지적을 두려워하기보다 개선의 기회로 삼을 때 행정은 더욱 투명해지고 국민의 신뢰는 더욱 깊어진다.
결국 청렴은 공직자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이며 확실한 경쟁력이다. 청렴한 행정이 바로 신뢰받는 행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