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교 서귀포시 공원녹지과 주무관

거리마다 떨어진 낙엽 밟는 소리가 가을이 잠깐 왔다감을 알려준다. 짧은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면 먼나무의 빨간 열매와 초록잎 위에 하얗게 쌓인 눈이 삭막한 거리에서도 성탄절의 정취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봄이 되면 동네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명소를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추억을 남기고 볕이 뜨거운 여름날 그늘을 찾아서 걷다 보면 머리 위로는 항상 가로수가 있다.

가로수는 도심의 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폭염 속 쉼터가 되어주며 관광 명소가 되기도 한다. 국립산림과학원 발표에 따르면 가로수 식재 구간이 1km 늘어날 경우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10~25% 감소한다고 한다. 어릴 때 읽었던 어느 동화책의 제목처럼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 그것이 가로수이다.

하지만 가로수가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는 만큼 모든 사람들이 가로수를 소중히 여기며 아끼지는 않는다. 교통 표지판을 가려 불편하다, 벌레가 떨어져 지저분하다 등 가로수와 관련된 민원이 매일 빗발친다.

서귀포시는 가로수와 관련된 민원 해소 대책의 일례로 가로수 병해충 방제 방법을 기존 약제 살포 방식에서 나무주사 방법으로 전환해 도내 최초 시범 추진했다. 약제 살포 시 발생되는 건물 내 약제 침투 등의 불편 민원을 줄이고 나무주사 연 1회 주입만으로 2~3년의 방제 효과가 지속돼 예산 절감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처럼 서귀포시는 가로수와 시민들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때로는 미움도 받지만 없어서는 안 될 거리의 가로수들. 체계적인 관리와 아울러 모두 함께 가로수를 소중히 아끼고 가꾼다면 그 생명력은 우리에게 더욱 큰 가치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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