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림 제주시 보건행정과 주무관
필자는 모자보건사업 담당자면서 두 아이 엄마다. 일터에서 만나는 수많은 엄마들을 볼 때마다 예전의 모습을 자주 떠올린다.
첫 아이와 세상을 마주할 때는 모든게 서툰 맘이였다. 아이가 제대로 먹지 않아 불안해했고, 밤새 울음을 달래다 새벽이 돼버린 날들도 수없이 많았다.
그때 내 곁에 누군가 "괜찮아요,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라는 가벼운 한마디 말이라도 있었더라면 큰 힘이 됐을 것이라 되묻곤 한다.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가 온다. 임신 초기 불안을 토로하는 예비 엄마, 출산 후 홀로 육아를 하며 버티는 초보 맘들의 호소를 듣노라면 한마디라도 진심을 담아 답한다. "지금 잘하고 계세요"
그 짧은 한마디가 때로는 큰 위로가 된다는 것을 나 역시 엄마가 되고 나서야 깨달았다. 또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산후조리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본인부담금, 고위험임산부 의료비 지원, 임산부 건강증진 프로그램, 무료 산전검사, 영양 관리 등 사업을 설명하고, 필요시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한다.
각자의 상황에 맞는 지원이 닿을 수 있도록 엄마들이 혼자 힘들지 않도록 돕는 것이 중요한 역할임을 늘 마음에 새긴다.
모자보건사업은 단순히 임신 출산 관련 지원금 업무를 처리하는 일이 아니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일이라는 것을 다짐한다.
두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 퇴근 후엔 또 다른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학교 준비물, 숙제, 도시락, 감기 기운이 있는지를 세심히 살펴야 한다. 그래도 일터에서 만난 엄마들이 "덕분에 마음이 놓였어요"란 한마디가 힘이 되곤 한다.
오늘도 사무실 한켠에서 또 한 명 엄마의 이야기를 듣는다. 또 다른 엄마를 돕는 일이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키워가는 내 일터의 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