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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뭍에 비해 한 계절이 늦다고 했다. 봄기운이 만연하다 화사한 색깔로 옷을 갈아 입을 때도 바다에는 아직 남은 찬바람이 분다.‘따뜻한 남쪽 바다’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안고 찾아간 남원읍 태흥1리 잠녀들에게 봄기운은 아직 먼 듯 보인다. 낙낙한 웃음은 간데 없고 허옇게 바닥을 드러내는 바다처럼 여유없어 보이는 표정들이 바닷속 사정
해녀
고 미 기자
2007.03.2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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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얼굴’엔 뭐가 있을까. 문화관광부는 지난해 한국의 대표 문화 100가지를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엔 ‘잠녀’가 포함돼 있다. 문광부가 물질을 직업으로 하는 여성으로서 잠녀의 위치를 재확인한 셈이다. 그런 잠녀가 이젠 세계로 보도될 예정이다. 아리랑 국제방송 보도팀은 ‘한국의 얼굴(Faces
해녀
김형훈 기자
2007.03.2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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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발로 딛는 잠녀들의 삶 (31)하예동 취재팀은 모슬포수협과 한림수협 탐방을 마치고 서귀포수협내 어촌계를 둘러보는 일정을 잡았다. 하예동을 시작으로 19곳의 어촌계를 둘러볼 계획이다. 취재팀이 앞서 둘러본 모슬포수협과 한림수협내 어촌계는 자원감소가 두드러진 지역이었다. 하예동을 출발점으로 한 서귀포수협내 어촌계는 어떤 모습일까. 서귀
해녀
김형훈 기자
2007.03.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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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사이엔 섬이 있다고 했다. 그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주체로서의 섬을 말한다. 섬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존재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유인도가 돼야 하지 않을까. 제주도 서쪽엔 1000년전 섬이 됐다는 비양도가 있다. 이 곳에 사람이 정착하기 시작한 건 150년전이다. 섬이길래 사람들은 바다를 친구삼아 살아간다. # 반기지 않는 섬 비양
해녀
김형훈 기자
2007.03.05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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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바당에, 요 물에 들언(여기 바다에, 여기 물에 들어가서)/좀복 구젱기 고득하게 잡아당/(전복 소라 가득하게 잡아다가)/혼 푼 두 푼 모이단 보난(한 푼 두 푼 모이다 보니)/서방님 술값에 몬딱 들어 감쩌(남편의 술값에 모조리 들어가더라)”험하디 험한, 몸과 마음도 다 지치는 작업을 하면서 남편에 대한 원망을 풀어내던 잠녀들의 노
해녀
고 미 기자
2007.02.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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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를 수확하는 잠녀들의 숨바쁜 자맥질로 계절을 잊은 바다여야 했다. 가쁜 숨비소리가 갈매기 소리, 파도소리와 어울려 묘한 생명력을 품어내는 바다여야 했다.하지만 2월 찾아간 제주 바다는 색만 다를 뿐 서걱서걱 거친 기운만 가득한 사막과 같았다. 잠녀들의 쏟아지는 말소리들 대신 거칠 것 없이 먼바다에서 내달려온 서슬퍼런 바람만이 바다를 하얗게 만들고 있었다
해녀
고 미 기자
2007.02.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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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행정구역상 수원리에 속해 있지만 자연부락인은 용운동은 별도의 ‘어촌계’를 가지고 있다.수원리와 용운동 측의 설명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정리해보면 ‘거리상 관리에 어려움이 많아 별도 어촌계를 설립하게 됐다’고 한다.집과 바다가 많이 가까운 탓에 이곳 톳 바다는 잘 정비돼 있기로 정평이 나 있다. 용운동의 상시
해녀
고 미 기자
2007.02.0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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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사나/헤/어어도사나/하/깊은 바다 물질하면/깊은 아픔 알건만은/…/기구야 가자/하/갈디가게/헤”올 겨울은 다른 해와 달리 먼 바다가 까맣다. 그만큼 잠수들의 맘이 바빠진다는 말이다.이웃 한림·한수와 달리 수원리 잠녀들의 바다는 뭍 삶터와 가까이 있었다. 겨울바람이 조금 매섭다 싶으면 어김없이 큰 파도가
해녀
고 미 기자
2007.02.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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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의 특성 때문에 대부분 오전 일찍 진행되던 잠녀취재였다. 한림읍 한수리에 와서 취재는 ‘기다림’으로 바뀌었다.어촌계장이 잠녀라는 점 때문에도 그랬고 한참 소라와 오분자기 작업이 진행되는 때여서인지 하루벌이를 포기시키면서까지 욕심(?)을 내기 어려웠다.귀가 에일 듯 불어대는 찬바람. ‘혹시나’ 하는 기대와 달리
해녀
고 미 기자
2007.01.2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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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했던 광고 카피처럼 ‘바다의 변신도 무죄’라고 해야 할까. 이곳 잠녀들의 바다에는 이전의 풍족했던 기억은 사라지고 대신 항만개발계획 등으로 건설된 38만㎡ 규모의 한림항이 들어서 있다.한림항 개발에 대한 설렘이나 보상에 대한 기대는 일치감치 사라지고 없고 지금은 잃어버린 과거의 정취와 저만치 사람들과의 거리감만 남았
해녀
고 미 기자
2007.01.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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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이 분다. 먼 바다가 하얗다. 옹포 바다는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사람들이 만들 생채기들로 품는 법을 잊어버린 듯, 바다는 쉴새없이 높은 파도만 토해낸다. 계절 탓만은 아니다. 근·현대사를 아우른 큰 획 하나를 안고 있는 때문일까. 유난히도 까칠한 바다가 맘에 걸린다. △많을 때는 80명 넘게, 지금은 크게 줄어옹포의 상시 잠녀는 3
해녀
고 미 기자
2007.01.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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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있는데 ‘바다’가 없다.바다 위를 거침없이 내달려 온 찬바람에 중심을 잡고 서있는 것만으로도 힘겨웠던 겨울 어느날 찾아간 ‘협재어촌계’ 잠녀들의 바다는 생각보다 멀었다.눈에 보이는 것만큼 ‘아름답다’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 모래바다인 탓에 물건이 크기에 그리 수월하지도 않지만 해수욕장으
해녀
고 미 기자
2007.01.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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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만 봐서는 계절을 구분하기 어렵다.모처럼 소라 수매가 이뤄진 금능리 어촌계회관은 모여든 사람들만큼이나 활기차 뵌다. 멀리서는 그저 북적이는 모습인데 가까이 다가가니 뭔가 느낌이 다르다.일본 수출을 위해 물건을 사들이는 업체 쪽에서는 계속해 작은 ‘물건’을 골라내라는 말이 서릿발처럼 떨어지고 막상 소라 수매에 참여한 사람들은 대부분
해녀
고 미 기자
2006.12.2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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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바다’다. 지난 여름 한차례 흙탕물과 오수로 생채기를 입었다고는 하지만 12월 찾은 바다는 여전히 고운 쪽빛으로 이전의 상처는 없었다고 손을 내젓는다.그동안의 바다도 그랬지만 한림읍 지역 중에서 처음 찾은 월령 바다는 바다색과 주변 풍경이 어우러져 더 고왔다. 천연기념물 429호인 선인장 군락지 등으로 인해 인위적인 개발이 많이
해녀
고 미 기자
2006.12.1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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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바다’다. 지난 여름 한차례 흙탕물과 오수로 생채기를 입었다고는 하지만 12월 찾은 바다는 여전히 고운 쪽빛으로 이전의 상처는 없었다고 손을 내젓는다.그동안의 바다도 그랬지만 한림읍 관내에서 처음 찾은 월령 바다는 바다색과 주변 풍경이 어우러져 더 고왔다. 천연기념물 429호인 선인장 군락지 등으로 인해 인위적인 개발이 많이 제
해녀
고 미 기자
2006.12.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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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접어든 제주 바다는 짙푸른 색깔만큼이나 매섭고 칼 같은 바람이 가슴을 먼저 친다. 소라 금채기가 지나고 조금씩 물질 작업이 시작될 때이지만 잠녀들의 발길은 바다 보다 뭍의 밭이 먼저다.한경면에서 가장 마지막에 찾은 판포리 역시 다른 마을들과 마찬가지로 시름시름 바닥을 드러내는 바다밭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한 10년 뒤에도 물질하는
해녀
고 미 기자
2006.12.1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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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귀에서 옛날 중국 ‘초’나라와 ‘제’나라 사이에 끼어있던 작은 ‘등’나라에서 유래했다는 마을 이름을 먼저 보았던 탓일까. 고즈넉히 작은 마을 금등리의 바다는 유난히 더 추워 보였다.그다지 넓지 않은 바다밭을 6~7년 전부터 6군데나 되는 양식장과 나눠 쓰면서 바다는 이전의 풍족함을 잃어
해녀
고 미 기자
2006.12.0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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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야 몇 년전부터 가물었고, 그나마 해초나 물건이 나는 곳은 낚시꾼들이다 뭐다 해서 다 망가져 버려서…”바다 마을 사람들의 체념 섞인 목소리가 날카로운 바닷바람에 실려 을씨년스럽다.80㏊ 규모의 어장을 가지고 있는 한경면 두모리의 잠녀는 38명. 이중 상시 작업을 하는 잠녀는 25명 안팎이다. 이중 그나마 물건이 많이
해녀
고 미 기자
2006.11.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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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현상…등 떠미는 바다“예전에는 물에 들어가면 몸이 몸이고 배 스크류고 여기저기 달라붙어서 귀찮을 정도였는데, 이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도내 어촌계중 해안지선이 가장 긴 편인 신창 바다는 벌써 수년째 백화현상으로 인한 생채기가 컸다.한림관내 어촌계 중에서 해조류가 가장 많이 수확되는 등 바다밭이 가장 비옥했었
해녀
고 미 기자
2006.11.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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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면적이 넓다고 잠녀수가 반드시 많은 건 아니며, 적정수준 이상의 수입이 생긴다는 보장도 없다. 반대로 바다 면적에 비해 수입도 많고, 잠녀수가 많은 곳도 있다. 한경면 용당리 바다는 지금까지 취재팀이 찾은 어촌계 가운데 바다 면적이 가장 좁았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하며 살고 있다.# 같은 마을에서 분리용당리와 용수리는 한 몸이었다.
해녀
김형훈 기자
2006.11.13 1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