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끈끈한 가족애가 원동력제주 ‘잠녀’는 제주 여성을 대표한다. 추운 겨울 삭풍 속에서도 서슴없이 바다로 뛰어들던 억척스럽고 강인한 모습 뿐만은 아니다. 용수리 잠녀들 속으로 들어가면서 무엇보다도 끈끈한 가족애가 가슴을 흔든 것은 혼자만의 느낌은 아니다.용수리는 매년 음력 3월 보름 절부암제를 지낸다. 이전에는 금능 포제와 비슷한 형태
42. 발로 딛는 잠녀들의 삶 (14)고산리 ‘바람 타는 섬’ 제주에서 가장 많은 바람을 안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제주 어디를 가나 바람을 만날 수 있다고 하지만 한경면 고산리 일대의 바람은 그야말로 거세다. 정말 이 곳은 말 그대로 ‘바람 타는 섬’이다. 한림수협 18곳 어촌계 가운데 고산리를
잠녀기획 취재반은 지난 7월21일 사계리를 시작으로 도내 어촌계 탐방을 시작했다. 도내 잠녀들의 삶을 추적,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보존하는 기틀을 마련해 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출발한 탐방이었다. 그러나 현장을 취재하며 얻은 결론은 10년내로 잠녀문화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었다. 물질에 나서겠다는 이들을 만나기 힘든 것은 물론, 급격한 자원 감소는 더
40. 발로 딛는 잠녀들의 삶 (12)화순리 해군기지 문제가 여전히 뜨겁다. 안덕면 화순리가 그 핵심에 있음은 물론이다. 취재반은 모슬포수협 관내 어촌계 가운데 마지막으로 화순리를 찾았다. 어촌계 사무실에 내걸린 ‘주민(어민) 생존 위협하는 화순항 해군기지 결사반대’ 플래카드가 모든 걸 말해주는 듯하다. # 사라지는
39. 발로 딛는 잠녀들의 삶 (11)마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스로를 한(恨)이 깃든 민족이라 한다. 얼마나 한이 쌓였길래 그렇게 스스로를 질책했을까. 더구나 여성들에게 스민 한은 더더욱 깊다고 한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를 찾았다. 관광객들로 넘쳐나지만 알고보면 이 곳도 여성의 한많은 사연을 간직한 곳이다. 여기엔 아기업게의 슬픈 전설
안덕면 대평리는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지만 일반인들에게 그다지 공개되지는 않았다. 제주에서도 제주답지 않는 마을이다. 찾아 가는 길조차 낯섦 그 자체다. 대평으로 가는 곳의 구불구불 이어진 길은 육지부 여느 산골의 길을 닮았다. 그만큼 세상에 많은 것을 열어두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화순으로 건너기 위해 기름장사 할머니가 호미로 절벽의 바위를 콕콕 쪼아서 &l
38. 발로 딛는 잠녀들의 삶 (10)대평리 안덕면 대평리는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지만 일반인들에게 그다지 공개되지는 않았다. 제주에서도 제주답지 않는 마을이다. 찾아 가는 길조차 낯섦 그 자체다. 대평으로 가는 곳의 구불구불 이어진 길은 육지부 여느 산골의 길을 닮았다. 그만큼 세상에 많은 것을 열어두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화순으로 건너
사라지고 있는 제주 해녀를 지속가능한 직업으로 유지하려면 안정적인 자원확보와 더불어 문화재 지정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계섬학회 주최, 제주도의회 좌남수 의원실 주관으로 30일 제주시 열린정보센터 6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주 해녀 삶의 질 향상과 보호육성을 위한 정책개발 세미나’에게 이런 의견들이 나왔다. 좌혜경 제주도문화재
37. 발로 딛는 잠녀들의 삶 (9)신도리 우리 어머니들은 사계절 내내 2곳의 밭을 일구며 살아왔다. 그 속에 ‘쉼’이란 단어를 끼어 넣기엔 공간이 부족했다. 우리 어머니들은 그걸 삶의 시간에 없어서는 안되는 당연한 부속물로 알아왔다. 대정읍 신도리의 삶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어머니들의 삶과 비슷했다. 신도리는
36. 발로 딛는 잠녀들의 삶 (8)무릉리 영락리와 무릉리는 예전엔 한 어촌계에서 관리해왔다. 그래서인지 바다가 비슷해보인다. 영락리처럼 이 곳 바다도 ‘덕’이 발달한 편이다. 하지만 동일리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바다는 물건이 없는 게 특징이다. 무릉리도 다를 바는 없다. # 바다로 다시 돌아오는 이들 한창 밭에서 일
35. 발로 딛는 잠녀들의 삶 (7)영락리 제주에서는 바닷가에 형성된 높고 커다란 바위를 ‘덕’이라 부른다. 덕이 발달된 곳은 경치가 좋은 곳이 많다. 대정읍 영락리로 발길을 옮겼다. 영락리의 바다는 바로 덕이 잘 드러나 있다. 대신 물의 듦과 빠짐에 따라 드러나는 조간대와 같은 바닷가를 만나기는 힘들다. 덕 때문일
34. 발로 딛는 잠녀들의 삶 (6)일과 1·2리 일과리는 물이 아주 맑은 고장이다. 바로 제주의 3대 수원지로 꼽히는 서림수원지가 있다. 서림수원지는 한국전쟁당시 육군 제1훈련소가 들어서면서 10만 군사의 식수를 공급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서림수원지를 경계로 남쪽으로는 일과1리, 북쪽에 2리가 위치해 있다. 그러나 이 마
33. 발로 딛는 잠녀들의 삶 (5)가파리 가파도 사람에게 바다는 그들의 삶이나 다름없다. 그래서일까. 가파도 출신 잠녀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모슬포 일대에서 만나는 상군 잠녀들 가운데 가파도 출신이 많다는 점은 그들의 생애가 바다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해녀박물관팀과 함께 잠녀 공동체를 든든히 유지하는 그들의 세상을 들여다봤다. # 물
32. 발로 딛는 잠녀들의 삶 (4)동일리 바닷가를 끼고 있는 마을이라면 수산계통의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어찌보면 그건 당연하다. 그러나 바닷가 마을이 모두다 그런 건 아니다. 잠녀들의 삶이 바닷가를 중심으로 펼쳐지지만 바다환경이 변하는만큼 잠녀들의 역할이 덜해지는 마을도 있다. 대정읍 동일리를 찾았다. 동일리는 변하는 바다환경의 직
31. 발로 딛는 잠녀들의 삶 (3)하모리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바다를 생명으로 안다. 모슬포 사람들 역시 바다를 그들의 생명만큼이나 소중히 여긴다. 방어축제가 매년 이 곳에서 열리고 있으며, 자리돔 역시 이 곳의 물건을 최고로 알아준다. 그러나 모슬포가 어항으로 커지면 커질수록 잠녀들은 그들의 생명을 하나 둘 뺏기는 처지가
30. 발로 딛는 잠녀들의 삶 (2)상모리해녀박물관팀과 함께 찾은 곳은 상모리다. 상모리는 아름다운 산을 만나면서 가는 기쁨이 있다. 군산이 있고, 산방산이 보인다. 송악산이 꿈틀대는 곳도 바로 상모리다. 잠녀들은 송악산을 어머니삼아 그들의 바다밭을 일궜다. 사계리와는 발자국화석이 경계선이며, 하모리와는 하수종말처리장을 경계선으로 삼고
안덕면 사계리를 첫 출발지로 삼았다. 이 곳은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이어서 잠녀들의 생활방식이 여느 곳과 같지 않다. 물질도 하지만 관광수입이라는 새로운 소득원이 있는 곳이다. 본 기획팀은 사계리를 시작으로 잠녀기획 2부에 들어간다. '발로 딛는 잠녀들의 삶'의 대상은 도내 100곳의 어촌계 모두다. 지역별 비교분석을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28. 어촌계 탐방을 시작하며제민일보는 사라지고 있는 제주문화에 관심을 기울여왔고, 지난해 6월 창간 15주년을 맞아 제주의 어머니인 ‘잠녀’에 초점을 맞췄다. ‘인류문화유산 제주잠녀’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시작된 잠녀기획은 1년여의 활동을 통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 제
제민일보 잠녀기획팀은 지난해 6월부터 제주의 어머니인 그들의 삶을 추적해갔다. 살아있는 존재로서 그들을 가까이에서 보기도, 바깥물질을 통해 다른 지역까지 영역을 뻗어나간 그들과 함께 하기도 했다. 해외와 육지를 넘나들며 제주 잠녀의 삶을 지면에 보도하면서 소중한 몇가지를 얻었다. 독특한 생애였다는 사실과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1부를 마치면서 그동안의 성과 등을 되짚는다.
26. 잠녀들의 신앙 ③신당 사람들은 어떤 기대치를 갖고 있다. 그 기대치는 ‘예측 가능한 삶’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에 다름 아니다. 오래전 마을이 처음 형성됐을 때 사람들은 예측하지 못할 온갖 자연현상과 부딪치며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그 세계는 신성한 곳으로 당(堂)이 된다. 지금까지도 그런 당은 생명을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