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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내리 사랑을 말할 때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있겠냐"고 들 한다. 모두가 소중하고 주고 또 줘도 모자라다는 마음을 담은 말이다. 사회 복지라는 말이 생기고 보다 촘촘한 지역사회 안전망 같은 얘기가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이뤄야할 목표라는 말로 포장돼 있다.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관장 송옥희)은 지난해 부지런히 서귀포 대정읍과 성산읍 지역을 다녔다. 밤 마실을 다니는 어머니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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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2.02.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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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상이 일정한 상태나 결과를 생기게 하거나 일으키거나 만들다' '뜻한 대로 되게 하다' '몇 가지 부분이나 요소들을 모아 일정한 성질이나 모양을 가진 존재가 되게 하다' 는 의미를 지닌 우리 말 동사 하나가 긍정의 나비 효과를 대표하는 말이 되고 있다. '이루다'. 불쑥하고 고개를 든 이 말의 넉넉하게 채워지는 느낌이 입에 착 감긴다. 동제주사회복지관(관장 김경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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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2.02.1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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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난 것, 세모난 것, 동그란 것/이리도 차이고 저리도 차이고/그 중에 제일은 사람들의 마음을/다스리는 모난 것이겠지요/아파도 아프다고/힘들어도 힘들다고/한마디 변명도 없이 두리둥실한/못생긴 돌의 마음이 인간의 마음이었으면…"(「거리에서 핀 꿈-두 번째 이야기) 중) '시'란 것을 언제 만나봤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던 A가 드러낸 감정은 '아픔'이었다. 세상에 상처를 받고 그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 채 거리를 떠돌았던 그다. 그런 마음을 누구하나 헤아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속에 가졌던 것을 한자 한자 글로 옮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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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2.01.2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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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고생’. 은혜(가명)의 그저 평범함 꿈이 현실이 됐다. 어느 순간 할머니·할아버지 댁에 맡겨진 뒤 마음을 잡지 못하고 겉돌았던 은혜는 여기 저기 미운털이 잔뜩 박혔었다. ‘공부를 잘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학교는 물론이고 할머니의 꾸중을 듣기 일쑤였고, 앞으로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은 일찍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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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2.01.1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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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도 연예인도 아니었던 30대 중국 여교수의 흔적이 올 한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쳤다. 33세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상하이 푸단 대학교 위지안 교수다. 세계 100대 대학으로 꼽히는 대학에 최연소 교수로 1살배기 아들을 둔 위 교수는 '불리불기(不離不棄)', '절대 포기하지 말 것'이란 뜻을 지닌 이 사자성어를 모토로 말기암으로 죽기 직전까지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복습하듯이 되짚으며 삶의 끝에서 깨닫게 된 것들을 담담하게 블로그에 옮겼다. "운명이 나에게서 모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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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12.3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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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자신을 둘러싼 시간이 멈추고 자기의 시계만 느릿느릿 뒤로 가는 것에 힘겨워했던 노년의 어머니·아버지의 눈동자에 생기가 돈다. "정말 잘했어요". 칭찬은 고래만 춤추게 하는 것이 아니다. 성가정노인복지센터(원장 김정숙 젬마 수녀)는 지난해부터 제주특별자치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어르신의 건강한 삶을 위한 치매예방프로그램 '몸 튼튼, 마음 튼튼, 언제나 청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시작할 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함박웃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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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12.2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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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만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임태봉·이하 복지관)에 편지 한 통이 배달됐다. 또박또박 적어 내려간 글에는 감사한 마음이 녹아 있다. 받아든 복지관 가족들의 입에 슬그머니 미소 한 조각이 걸린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나눔 효과'다. 복지관은 올해 제주특별자치도사회복지공동회 배분사업으로 지역 지적 장애인 가정의 건강증진을 위한 재가복지 eco system 구축·운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5개 장애 범주 중 꼭 집어 지적 장애인 가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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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12.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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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르르' 한바탕 아이들의 웃음이 지나간 자리. A할머니는 손녀의 손에 뭔가를 쥐어준다. 꼬깃꼬깃 접은 1000원짜리 지폐에 사탕 두알. 신나게 친구들에게 자랑하러 달려가는 뒷모습에 다시 슬그머니 미소가 포개진다. 주사랑요양원(원장 배수옥)이 올해 인근 주사랑어린이집과 연계해 진행한 결연프로그램 '귀여운 손자·손녀가 생겨 외롭지 않아요'가 남긴 흔적이다. 중증 노인성 질환으로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고 입소한 어르신들은 이제 한 달에 한번 '기다리는'날이 생겼다. 가끔 면회 오는 가족들에서 느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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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12.0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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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 우리 아빠 ×××, 그리고 사랑하는 내 동생 △△△, 그리고 나 태호" 태호(가명)는 말수부터 늘었다. 웃는 시간도 많아졌고, 뭐든지 더 열심히 적극적이 됐다. 많은 시간 시설 안에 있으면서 반복되는 일상에 몇 안 되는 표정만으로 감정을 나타냈던 태호였다. 가족이 생기면서 태호는 자랑할 거리가 생겼다. 자기를 자랑하고 싶은 이유도 생겼다. 그래서 하루가 더 즐겁다. 행동은 말보다 훨씬 크게, 훨씬 명확하게 말한다. 혜정원 아가의 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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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11.2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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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년차. 벌써 두 아이 엄마인 레야미씨(28)의 손이 바빠진다. 남편의 적극적 지지로 우리말도 일찍 배우고, 국적까지 취득했지만 '제주 사람'으로 살기에 넘어야 할 산이 한 두개가 아니다. '다문화 교육 강사'라는 낯선 단어에 도전장을 던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으로 자라날 아이들이 엄마 나라를 알고, 조금은 특별한 가족을 이해하고, 또 주변에 그런 분위기가 확산돼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에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사람들, 그것도 아직 어린 아이들 앞에 서는 일이 쉬울 리 없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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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11.0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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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이라는 것이 있다. 인생은 될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생각대로 되는 것이고, 자신이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사실 간절한 생각이 행동을 이끌고 지속적 노력이 큰 꿈을 이루게 만들어주는 일들을 적잖이 봐왔다. 그래서 더 만히 격려하고 응원하다. "다녀왔습니다"하는 흔한 인사 한마디가 던지는 희망 역시 긍정의 힘이다.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관장 송옥희)의 '우리 동네 디딤팡'이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동네 디딤팡'는 제주특별자치도공동모금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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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10.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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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놓고 말하고 가슴으로 듣기. 하기는 쉽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참 힘든 말이 현실이 된다. 사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저 잘 들어주기만 해도 많은 이야기를 쏟아낸다. 마음을 열수록 공감이 깊이도 깊어진다. 생각해보면 살아가면서 주변에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그냥 귀로 듣지 않고 마음으로, 가슴으로 들어주는 것만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오랜 세월을 담아 두툼하거나 아니면 앙상해진 손들이 두런두런 얘기를 한다. 가만히 귀를 대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소리다. 그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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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09.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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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의 저자 앤서니 로빈스의 글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큰 도전중 하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뭔가를 얻기 위해 인간관계를 시작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은 자신을 기분 좋게 해줄 사람들을 찾고자 애쓴다. 사실, 관계가 지속되는 유일한 방법은 관계를 무언가를 얻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주는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 심오한 문장이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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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09.0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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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령 81세 우리나라 최고령 극단'하고 싶다'에 공익요원 등 지원 나서무대 기부 전제 재능 나눔 도전까지평균 연령 81세. 무대 경험 전무. 심지어 한글이라곤 듣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는 단원도 있음.특별한 이력의 '극단'이 도움닫기를 시작했다.지난 4월 제주특별자치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배분 사업 지원을 통해 출발 테이프를 끊은 동제주종합사회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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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08.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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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끝날지 모를 장기치료기간도 문제지만 의료비 부담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렵다는데 대한 주변의 이해 부족이 제일 힘이 듭니다" 어느 내부기관 장애인의 말이 가슴을 친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사회 생활이 불편하고 그 때문에 조금 더 노력해야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하지만 그 기준이 통용되는 것은 아직까지 '눈으로 인지가 가능'해야 한다. 내부 기관 기능 장애인들도 법적 장애인으로 등록, 사회적인 도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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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08.0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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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고, 맛보고, 소화시킴으로써 마침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다" "머리로만 배우려 하지 말고 삶으로 배우고, 말로만 가르치려 하지 말고 사랑으로 가르쳐라" 아직은 서툰 소리에 연주보다는 놀이에 가까운 아이들의 모습에서 문뜩 떠오른 문구다. 간디의 사상을 따른 비폭력 평화 운동가이자 교육사상가였던 비노바 바베(1895~1982)의 가르침이다. 흔히들 하는 말이지만 실행으로 옮겨지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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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07.0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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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불만에서 생긴다". 프랑스의 소설가·극작가 앙리 드 몽테를랑의 말이다. 지금보다 훨씬 일찍 비교적 부유한 가문에서 자란 프랑스 작가의 말이 끌리는 이유는 틀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말처럼 만족하는 사람은 꿈을 꾸지 않는다. 스스로 꿈을 만들고 키우는 아이들의 눈을 보면서 그의 말에 또 한 번 동감표를 던진다. 화북지역아동센터(센터장 오영희)에서는 언제부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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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06.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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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내내 '놀토'(토요 휴업일)가 생긴다면 어떨까. 오는 7월 주5일제 전면 도입을 앞둔 가운데 불편한 상황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늘고 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평일 수업 시수 증가, 놀토 프로그램 폐지 등 준비되지 않은 제도 시행에 따른 걱정이,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증가와 자녀 보육 부담 등 부작용을 말한다. 그럼 아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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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06.0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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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보리 향에 실려 바람이 보인다. 형태도 색깔도 없는 그 것은 마음의 눈을 열어야만 보인다. 발바닥을 타고 올라오는 길의 느낌, 따스했다가 다시 선선해지는 기운은 지금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다. 따끔 따끔 손끝을 간질이는 것이 초록색이고, 알싸하니 취하는 기분은 노란색이고, 꺼칠꺼칠 단단한 촉감은 검정에 가까운 제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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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05.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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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얘기를 해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도 어렵고, 일에 쫓기다보니 그럴 시간도 모자라고…" 어깨를 잔뜩 구부린 한 아버지의 목소리에 공기가 무거워진다. "괜찮다"는 말만으로는 모자란 부분이 많다 느낀 사람들이 끄덕거림까지 보태진다. 처음부터 '누구'라 정해진 것도, 그렇다고 내 몫이라 손을 든 것도 아닌데 평범하게 사는 일조차 어려운 현실이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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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05.06 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