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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도시개발 미명 아래 하나 둘 사라진 섬의 모세혈관현존 최고(最古) ‘한라장촉’ 등 옛 지도·기억에만 남은 길 “소금 맨들앙 쇠에 실렁 이 마을 저 마을 댕기멍 보리도 바꽝 오곡, 조도 바꽝 오곡 했주. 구엄 땅이 물왓이란 비가 오민 농사도 잘 안 되곡 해부난 소금을 안 만들민 살질 못했주&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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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09.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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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제주 농업인과 국제 유가 상승, 기후 변화, 까다로워 진 소비자의 선택 등 빠르게 바뀌고 있는 세상은 제주 농업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우르과이 라운드(UR) 타결로 시작된 농산물 시장 개방 등으로 제주 농업이 위기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에 안주하는 낡은 관행 농법을 탈피해 탁월한 경영과 상품의 고급화로 위기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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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형 기자
2011.09.1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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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놓고 말하고 가슴으로 듣기. 하기는 쉽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참 힘든 말이 현실이 된다. 사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저 잘 들어주기만 해도 많은 이야기를 쏟아낸다. 마음을 열수록 공감이 깊이도 깊어진다. 생각해보면 살아가면서 주변에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그냥 귀로 듣지 않고 마음으로, 가슴으로 들어주는 것만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오랜 세월을 담아 두툼하거나 아니면 앙상해진 손들이 두런두런 얘기를 한다. 가만히 귀를 대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소리다. 그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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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09.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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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는 서늉을 봐 봅서 올렛어귀 펭상에 울럿이 앉앙 사름들 걷는 서늉을 봐가민 미가 잇어마씀. 성 때 걸어지민 좋은 겁주. 걸은 공으로 선거에 당선되는 사름도 잇이난 양. 사름들의 걸음걸이는 다 닮댄 헴주마는 다 나마씀. 봅서예. 촐락촐락, 으상으상, 느랏느랏, 늘짝늘짝, 글글, 으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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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1.09.1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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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출범 50주년…‘어제를 담아 내일에 전합니다’문화재보호법 등 개정 추진, 무형문화재가치 평가 무게 솔직히 말해서 제주에서 ‘문화재청 50년’의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다.문화재청은 올 10월로 출범 50년을 맞는다. 문화재청은 오는 19일부터 28일까지 유네스코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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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09.13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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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 : 오늘은 날도 물아시난 짐 설렁 가게마씨.(오늘은 날도 저물었으니 짐 챙겨서 갑시다.)남 편 : 경 허주. 아고, 오늘따라 무사 짐이 영 무거우니? 둑지영 종에 아판 시 못 걸으켜.(그렇게 하지. 아이고, 오늘따라 왜 짐이 이리 무겁니? 어깨와 종아리 아파서 도저히 못 걷겠어.)아 내 : 오늘 밧디서 하영 속아십주.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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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1.09.1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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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갚아도 모자라다했다. 제주삼촌들 한테 받았던 그 깊은 정을. 그러한 제주삼촌들 마음처럼 제주도가 그렇게 있었으면 했다. 아무리 변해도 공동체 마음만은 남았으면 좋겠다 했다. "기꽈?" "무사마씀?" 한국말은 제주어 '헷수다'부터였다. 제주말이 표준어보다 훨씬 수월하다는 여자. 그에게 제주도는 또하나의 고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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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선
2011.09.0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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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면에 자리 잡은 해발 477m 높이의 병악에 오르면 유장한 흐름의 드넓은 숲을 만날 수 있다. 날씨가 살짝 흐린 날 쯤에는 그 끝이 아득하다. 바로 상창-화순곶자왈이다. 곶자왈은 보통 용암류로 구분하고 있는데 상창-화순곶자왈용암류는 월림-신평곶자왈용암류와 더불어 한경-안덕곶자왈지대에 속한다. 병악에서 시작된 상창-화순곶자왈용암류는 화순리 방향으로 약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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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1.09.0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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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살 없는 탄탄한 근육질 느낌의 웅장한 산체제주시서 20㎞·탐방 50분 등 2시간이면 충분바리메의 매력은 절제된 남성미다. 산체가 바디빌더처럼 웅장함은 없지만 빼어난 단거리 육상선수처럼 강인한 근육질의 느낌을 주는 오름이다. 산체를 구성하는 능선도 '군살' 없이 탄탄하다. 중앙에 품은 분화구를 형성하는 능선은, 그러나 적당한 높이와 경사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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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웅 기자
2011.09.0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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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덕리는 예부터 석천촌(石淺村)이라 불렸다. 마을 사동마을 앞바다에 '큰여' '작은여'라고 부르는 돌섬 2개가 방파제 역할을 한다고 해서 '석천도(石淺島)'라 부른데서 유래했다. 고려 희종때인 1212년에 제주에 현을 설치하면서 이 지역은 석경현(石鏡縣)으로 명명하고 늬커리(四肢洞)와 중동(都舍洞)에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어 살았다는 기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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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2011.09.0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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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다. 「아큐정전(阿Q正傳)」등을 쓴 중국 문학가 겸 사상가 루쉰의 소설 '고향'의 매 마지막 구설처럼 "나는 생각했다. 희망이란 것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이나 마찬가지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게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제주에 많은 길이 만들어지고, 또 허물어지고 있다. 어떤 길은 단 5분을 줄이기 위해 직선이 되고, 어떤 길은 느릿느릿 세상과 만나기 위해 '발'만을 허용한다. 하지만 단순히 '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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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09.0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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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의 저자 앤서니 로빈스의 글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큰 도전중 하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뭔가를 얻기 위해 인간관계를 시작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은 자신을 기분 좋게 해줄 사람들을 찾고자 애쓴다. 사실, 관계가 지속되는 유일한 방법은 관계를 무언가를 얻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주는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 심오한 문장이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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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09.0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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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국(保國)이라함은 산들이 사방을 에워 싸준 안쪽 공간을 말한다. 뒤로는 머리를 드리운 현무봉이 앞으로는 춤추듯 물을 모으는 주작이 좌에는 청룡이 우에는 백호의 산들이 사방을 감아 주는것을 말한다. 이를 국세(局勢) 혹은 국(局)이라 한다. 보국의 소임은 산(용)의 생기가 바람으로부터 흩어지지 아니하도록 보호하는 것으로 보국을 갖춘 땅은 아늑하고 평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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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1.09.0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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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팟 두불 검질 매엿던 날1955년 중교 2년인 때 름방학이 뒈엿다. 이 때 지도 집이선 막둥이옌 멍 애껴주난 호강멍 컷주마는 족은 누님지 다 씨집 가부난 름 용시는디 어머니 아바지만 일는 걸 보멍 걱정이 뒈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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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1.08.3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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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 1 : 무사 남 장시허는디 훼방헴서?(왜 남 장사하는데 훼방하나?)상인 2 : 나 뭐 잘못헤서?(나 뭐 잘못했나?)상인 1 : 무신 음으로 다 뒈어가는 흥성에 재 뿌려서?(무슨 마음으로 다 되어가는 흥정에 재 뿌리느냐?) 상인 2 : 이 사름. 생사름 잡으켜. 무사 어신 말 지엉 헤서?(이 사람. 생사람 잡겠어. 왜 없는 말 지어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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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1.08.3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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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네스코 본부(파리) 정기 간행물에 등록돼 무형유산관련 전문지로서 전 세계 무형유산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무형유산센터(이하 ICH)의 소식지 「COURIER」8호 'Window to ICH'섹션에 '잠녀'가 이름을 올렸다.강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 조직과 바다와 연관된 민속지식, 생업으로 바탕으로 생겨난 잠수굿과 해신당의 무속 의례와 불턱, 해녀노래 등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까지 꼼꼼히 살폈다. 고집해 흑백 사진 속 잠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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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미 기자
2011.08.3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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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러시아 리얼리즘 예술19세기 후반, 러시아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오랜 억압의 상징인 농노제가 무너지고 새로운 자본주의 생산양식이 정착하기 시작하였다. 더불어 근대적인 사회제도가 도입되면서 변혁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었다. 전제 제도에 얽매였던 민중들의 생활상은 비참하였고, 이를 아는 지식인들은 구제도의 혁파를 위해 러시아 민중들과 넓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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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자
2011.08.2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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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씨를 뿌리고, 자연이 재배해 예로부터 '명약'으로 불려온 천종산삼(天種山蔘). 천종산삼은 깊은 산속에서 오랜 세월 자란 삼으로, 워낙 귀해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불로초의 대명사로 알려진 천종산삼의 효능을 그대로 접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늘이 내려준 산삼의 대중화를 선언할 수 있었던 것은 생명공학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천종산삼 뿌리를 줄기세포 배양법으로 대량생산하고 있는 조이바이오 영농조합 법인(www.sansam114.com) 대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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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형 기자
2011.08.2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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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11월 제민일보에 특별한 단어 하나가 호흡을 시작했다. '곶자왈'. 중산간에 버려진 땅으로 개발에 무방비로 노출됐던 지역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제주의 허파'라는 중요성과 보존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려는 노력은 이후 장장 15개월에 걸쳐 이어졌다. 그리고 2011년 8월 아직 남아있는 그들의 흔적과 함께 곶자왈의 생태적 가치를 확인하는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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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11.08.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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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댁에선 고향 제주도의 성묘를 위해 온가족이 날아온다. 동경, 오사카, 미국, 서울에서. 이 거국적 가족행사는 8년전부터다. 아들딸 손자손녀 며느리 많게는 서른두명에서 적게는 스물여섯 명까지. 이 대부대의 총수는 오사카 이쿠노구 코리아타운의 재일동포 강안자 할머니. 죽을둥 살둥 세 번의 도전끝에 격랑의 현해탄을 건너야했던 열다섯 그 소녀. 이제 3대에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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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선
2011.08.25 2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