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유산, 역사의 '새숨결' 불어넣다] <4>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무형유산센터

'문화다양성'유지 중요 요소 최근 소식지서 '잠녀' 조명 눈길
최근 유네스코 본부(파리) 정기 간행물에 등록돼 무형유산관련 전문지로서 전 세계 무형유산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무형유산센터(이하 ICH)의 소식지 「COURIER」8호 'Window to ICH'섹션에 '잠녀'가 이름을 올렸다.강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 조직과 바다와 연관된 민속지식, 생업으로 바탕으로 생겨난 잠수굿과 해신당의 무속 의례와 불턱, 해녀노래 등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까지 꼼꼼히 살폈다. 고집해 흑백 사진 속 잠녀를 실었다. 제주사회와 더불어 쌓아온 오랜 역사성과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잠녀·잠녀 문화의 세계화는 이런 모습으로 한 발짝 또 한 발짝 세상을 향해 가고 있다.ICH의 존재 이유기도 하다.
# 무형문화유산 분야 지도력 인정
"한국은 세계무형유산보존관리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무형유산 보존과 관리실태가 열악한 다른 국가에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입니다"
지난 5월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의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세계무형문화유산)선정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방한한 마쓰우라 고이치로 전 유네스코 총장의 말이다.
아시아인 최초로 1999년부터 두 차례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지내며 2003년 무형문화유산협약을 체결하고 2006년부터 본격 시행해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국제적 노력을 지지했던 그의 말은 분명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는 무형문화유산정부간위원회 위원국과 세계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심사 보조국으로 활동하는 등 이미 무형문화유산분야에서 상당한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09년 문화재청이 설립을 재안한 유네스코 카테고리 2급 기관인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ICH)'에 대해 제35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내렸고, 지난 6월 독립법인으로 정식 출범했다.
문화재청이 2006년 10월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안에 설립기획단을 만들어 준비한지 5년만의 결과다.
ICH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무형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국제기구로 한국이 유치한 문화 분야의 첫 국제기구다.
2005년 유네스코가 이 기구를 만들겠다고 발표하자 한·중·일 3개국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그 결과 한국은 정보화와 네트워킹, 중국은 훈련, 일본은 연구 중심 센터로 각각 설립 승인을 받았다.
이 배경에는 무형문화유산 보호 분야에서 쌓아 온 경험과 지식에 대한 높은 평가가 있었다. 한국은 1962년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1964년부터 중요무형문화재(인간문화재)를 지정해 보호ㆍ전승하고 있다. 이는 유네스코의 인간문화재 제도(1993년)에 영향을 미쳤다.

무형문화유산과 그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음악과 춤, 의식, 기능 등 무형문화유산은 건조물이나 유적, 미술품 등 유형문화유산에 비해 뒤늦게 주목을 받았다. 과거 서구 중심의 문화비교연구에서 비롯된 통념과 작품의 형식과 크기를 중시하는 모뉴멘털리즘으로 인해 우·무형문화유산 간 서열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문화유산 개념의 확장은 그런 서열을 무너뜨리고 문화다양성을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무형문화유산을 보호 및 전승하기 위한 정책과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2001년 '문화다양성 선언')하기에 이른다.
무형문화유산은 '관습, 표상, 표현, 지식 및 기술은 물론 이와 관련된 전달도구, 사물, 공예품 및 문화공간을 모두 의미'한다. 무형문화유산의 범주는 '구전 전통 및 표현' '공연예술' '사회적 관습, 의례 및 축제' '자연과 우주에 대한 지식 및 관습' '전통 기술'로 정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훼손되거나 사라지고 있다.
ICH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이행을 장려하고 특히 아·태지역의 무형문화유산 보호와 관련한 정보 및 네트워킹 기능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현재 15명의 직원이 유기적으로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09년 유네스코 승인 이후 아태 지역 유네스코 회원 48개국의 무형문화유산 현황을 조사해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 외에 사라져가는 종목의 기록 작업,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등재 지원, 무형문화유산 보호 제도의 보급 등의 업무를 수행해왔다.
전문가 자문과 워크숍을 통해 베트남 몽골 피지 등에 무형문화재 보호에 관한 한국의 경험을 전수, 몽골과 베트남이 최근 관련법을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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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용 ICH 사무총장 대행은 제주잠녀·잠녀문화를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유산협약 등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국제 협약을 배경으로 설명했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는 해당 지역 또는 해당 공동체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관광자원화는 후차적인 문제다. 유형문화유산에 비해 훼손이나 변형, 멸실 위험이 크고 또 그 속도도 빠른 무형문화유산은 잘못 관광자원화 할 때 박제된 상품으로 전락할 위험을 안고 있다.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작업 역시 쉽지만은 않다. 기술적인 측면, 목록을 만들어 기록한다거나 지역 공동체와 연대한 의식 통합 작업 등을 충실히 거쳐야 한다. 문화적 다양성에 있어 앞으로 많은 영역에서 정책적 중요성이 강화될 전망이기도 하다. ICH는 그런 부분들에 있어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박 사무총장 대행은 "지속가능한 발전 측면에서 무형문화유산이 공동체의 삶을 증진시켜야 하며, 이러한 점에서 유산의 보호라는 미명하에 공동체가 불필요하게 간섭받지 않아야 한다"며 "무형유산이 공동체와 집단, 개인에 의해 끊임없이 재생산 및 전승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유산의 보호활동에 있어서 이들 전승 주체의 입지와 역할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제주잠녀의 무형문화유산등재에 있어 ICH는 지역 또는 국가간 협력 채널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적합한 기관들과 유기적으로 팀을 이룬다면 기대치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