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삼양동, 원당오름. 웬당오름 망오름, 삼양봉)
일흔세번째이야기- 감싸 안아주어 양기가 넘치는 땅에는 사람이 모여든다.

▲ 삼첩칠봉 원당봉 북동사면과 해만수
보국(保國)이라함은 산들이 사방을 에워 싸준 안쪽 공간을 말한다. 뒤로는 머리를 드리운 현무봉이 앞으로는 춤추듯 물을 모으는 주작이 좌에는 청룡이 우에는 백호의 산들이 사방을 감아 주는것을 말한다. 이를 국세(局勢) 혹은 국(局)이라 한다. 보국의 소임은 산(용)의 생기가 바람으로부터 흩어지지 아니하도록 보호하는 것으로 보국을 갖춘 땅은 아늑하고 평온하여 어머니 품과 같다. 양택지(산사람이 머무는공간)를 중심으로 주변의 모든 산들이 유정하게 감싸 안고 있으면 물 역시 보국을 감싸 안아주는 형상을 하게 마련이다. 이는 어미가 아기를 품에 안은 형상과도 같다. 물은 반드시 산의 기운을 따라 흐르니 산과 물이 만나는곳에 생기가 모인다. 감싸안아주는 산과 물이 많으면 많을수록 대길지를 이루니 이땅에는 사람이 모여기 마련인게다. 원당봉은 세 개의 능선에 일곱 개의 봉우리가 이어져 산(용) 따라 물이 감아돌아 유정한 국세를 이루는 양기의 보국이다.

▲ 가물어도 마르지 아니하는 현무봉앞의 연못

# 산 따라 수환포(水環抱)를 이루다.

산은 정하여 음이고 물은 동하여 양이다. 산과 물이 어울려 서로 조화를 이루는 땅이 사람이 살기에 좋은 길지가 된다. 물이 감아도는 안쪽이 얼굴(面)이요 물의 바깥쪽이 등(背)에 속한다. 그러하니 산과 물이 서로 얼굴을 향한곳이 용의 생기가 모이는 길지가 된다. 물이 감싸는 면은 바람과 물의 흐름이 잔잔하여 아늑하고 물이 등지고 배반하는 곳은 물과 바람의 흐름이 거칠어 운기가 흩어진다. 물이 안아 고리처럼 감싸고 도는 곳이 양택지로 적합한 수환포(水環抱) 길지가 된다. 원당봉의 현무는 남동쪽에 머리를 틀고 좌선(좌에서 우로감아도는)하는 용세를 취한다. 용이 가는 행룡길을 따라 물이 따라가니 부지런한 세 마리용의 행룡행수가 이루어지는 땅이다.

▲ 북사면 양기처

# 음에서 양을 낳는 중심용 첫째

원당봉의 남동사면에서 상승한 용의 기운은 남동쪽 봉우리에 머리를 드리운다. 좌선하는 세 마리의 용중 첫째용은 현무봉앞에서 좌선하여 연못을 이룬다. 가파르고 경사진 현무봉의 얼굴앞에서 물을 모았기에 마르지아니하는 연못이다. 첫째용이 만드는 첫 기운은 水다. 물을 만든후 북사면으로 행룡을 계속하여 산중턱에 당판을 이루고 북사면 바다앞까지 행룡한다. 행룡하는 용의 얼굴앞을 해만수(바다에 가득찬 물)가 가로막으니 첫째용이 행룡을 멈춘다. 재물을 취하는 용의 형상이다. 첫째용의 등줄기사이에는 불탑사가 자리한다. 원나라 순제가 북두의 명맥이 비친 삼첩칠봉에 탑을 세워 불공을 드려야 한다는 승려의 말에따라 원당봉 기슭에 원당사와 함께 불탑을 세웠다. 그후 사자를 보내어 불공을 드린후 아들을 얻어다 전해진다. 음에서 양의 기운을 만들어내는 첫째용이다. 산을 따라 물이 감아돌며 조화를 이루는 땅. 이땅의 생기는 북사면에 머문다.

▲ 승천준비를 마친 막내용(닭머르해안).

# 좌청룡 둘째용

좌선하던 세마리용중 서사면으로 행룡하는 둘째용은 산중턱에 당판을 이룬후 서사면과 서북사면으로 행룡하여 양기 넘치는 양택지를 이룬다. 둘째용이 만드는 기운은 양기다. 양기의 용을 따라 물이 감아돌며 당판을 이루니 사람이 머물기 좋은 길지를 남긴다. 첫째용과 서사면 좌청룡사이로 계곡수가 이루어지되 물이 빠져나가는 형상은 보이지 아니하고 겹겹이 수구를 잠그고 다시 물을 모으니 물앞에서 뛰노는 용의 기복(起伏)이 강건하다.

# 승천하고픈 백호 막내용

북동사면으로 행룡하는 막내용은 북동사면으로 백호를 이룬다. 막내용이 만드는 기운역시 양기다. 북동사면으로 행룡하는 막내용을 따라 걸으면 좌선하던용이 우선용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자리를 튼 마지막 자락을 만날 수 있다. 용이 머리를 들어 하늘을 향하니 이곳이 닭머르해안이다. 닭이 흙을 파헤치고 들어앉아 있는 모습이라하여 닭머르라 불리우는 이 해안은 백호가 기운을 모아 우선용으로 전환한후 고개를 들어 하늘로 승천할 준비를 하는 용세를 한다. 용의 목덜미로 모아진 생기가 과협을 이루는 길한 형상으로 백호의 생기가 모두 머리에 모아져 있다. 승천하고픈 백호다. 용앞으로 해만수가 가득하니 부귀한용이다.

원나라 때 이 오름 중턱에 원나라의 당인 원당이 있었음에 원당봉이라 불리워졌으며, 3개의 능선에 7개의 봉우리가 이어져 있어 원당칠봉(일명 삼첩칠봉)이라고도 불려지고 있다. 제주의 유일한 보물인 불탑사 5층석탑은 천문학적으로 북두(北斗)의 형상을 닮고 있으며 방위학적으로 북두와 맥을 같이하는곳에 위치한다. 중심용 북사면으로 내려가는 용의 지맥중 일부는 훼손되었으나 아직 위용을 자랑하고 산정상보다 산허리 아래가 더 건강하고 양기 넘치는 길지다. 북사면 도로에서 낮은 봉우리 사잇길을 따라 걸으면 용의 생기를 만날 수 있으며 현무봉을 오르려거든 문강사 서쪽에서 동쪽으로 걸으면 행룡하는 용의 얼굴과 마주하며 용의 생기를 그대로 전해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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