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15일은 스승의 날이다.겨레의 스승으로 세종대왕을 모시면서, 세종대왕님의 탄신일인 5월15일을 스승의 날로 제정해 놓은 것이다. 그런데 이 뜻 깊은 날이 자꾸만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본래의 숭고한 뜻과는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군사부일체’라는 말이 보여주듯, 우리의 선인들은 스승을 임금님과 아버지와 동격으로 보았다.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5.16 20:13
-
나의 육식에 대한 원초적 기억은 초등학교 즈음으로 올라간다. 그러니까 여름방학이 되면 나는 외조카들과 함께 어릴적 자랐던 외가를 찾곤했다. 방학내 개천과 동네를 쏘다니며 각종 추억을 만들었다. 하지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것은 외할머니의 구수한 손맛이었다. 쌈 싸먹던 호박잎과 걸쭉한 된장찌개, 그리고 추어탕과 깻잎 장아찌 등등.그런데 외할머니의 남다른 손맛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5.09 20:27
-
제주도에는 산록도로와 제2횡단도로에 일명 ‘도깨비도로’라 불리는 신비의도로가 있다. 착시현상에 의한 신기함으로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이곳을 자주 방문한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지형의 높낮이와 실제 지형을 확인해 보려는 욕구 때문이다. 이것을 증명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생겨났다. 제일 먼저 차의 기어를 중립에 놓는 것이다. 중립에 기어를 놓고 앉아 있으면 차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4.25 20:36
-
춤! 오래된 영화인 ‘백야’에서 사뿐히 날아다니는 남자발레리나의 유연한 곡선에 내가 주인공이 된 듯 러시아음악에 취해 날아 다녔던 기억이 있다. 그 사뿐함과 반비례해 현실에서 사춘기 고민 중 하나가 춤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중·고등학교 때 대단한 모범생은 아닌지라 약간 불량함의 멋에 친구들과 어울리면 으쓱했고 또래의 여자친구들과 미팅에서 교류되는 정서가 춤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4.11 20:08
-
요즘 인기 있는 경제.경영서 중에 ‘blik: 첫 2초의 힘’이라는 책이 있다. 블링크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한순간, 눈깜짝이 등으로 해석되어져 있다. 그렇다면 블링크의 힘은 우리들처럼 보통의 사람이 판단하고 결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보아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이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매일 수도 없이 쏟아지는 광고와 정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4.04 20:45
-
얼마전의 일이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막내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가방을 내던지고는 1000원만 달라는 것이었다. 친구들과 과자를 사먹기 위해서였다. 경제적 가치라곤 여러 이름 모를 만화 주인공이 가득 그려진 종이카드만이 전부일거라고 생각했던 조막만한 녀석이, 이젠 자본주의 시장경제 생활에 익숙해 가는듯하여 다소 씁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우습기도 하였다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3.21 21:08
-
2월 중 리움(Leeum)과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왔다. 현재 전체 국보 307건 중 국립중앙박물관에 56건, 사립삼성미술관인 리움에 35건이 있으니 이틀 동안 우리나라 국보의 30%이상을 본 것이다.두 박물관은 2004년과 2005년에 새롭게 개관한 박물관이라는 점, 국보를 비롯한 우수한 문화재를 많이 소장하고 있다는 점, 새로 지은 건물 자체가 예술품으로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3.14 20:33
-
98주년 3·8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 문득 ‘여자라서 행복해요’란 광고 카피가 떠오른다. 그 광고를 접할 때마다 ‘여자라서 햄 볶아요’라고 잘못 듣고 씁쓸해하곤 했다. 냉장고 하나에 여자의 행복 운운하며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의 힘겨움을 외면하는 것이 못마땅해 일부러 그렇게 들었을지 모를 일이다. 대한민국에서 여자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3.07 20:57
-
‘상서 홍범’에는 다섯 가지 복이 있다. 하나는 오래 사는 것이고, 둘은 부유함이며 셋은 평안이고, 넷은 훌륭한 덕을 닦는 것이며, 다섯은 천수를 맞이하는 것이라 하였다.오복 중에 부귀와 장수는 덕성에 기인한다고 하였으며 덕성이 오복 중에 최고의 가치 있는 복이라 하였다. 전국민의 덕성으로 오복이 넘치는 사회가 존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사회복지사들은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2.28 20:43
-
며칠 전이었다. 구정도 지났고, 정월대보름도 지났기에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지인을 만나기로 약속했다.약속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나서서인지 약속장소에는 지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오랜만에 낯선 곳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리라는 생각에서 창가 자리로 가서 오고가는 사람들과 달리는 자동차들을 바라보며 한가로움에 한껏 빠져 있었다. 그때, 내 자리 두어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2.21 20:24
-
딱히 가훈이란 걸 정해둔 적이 없었으나 졸지에 아들놈 덕분에 가훈이 생겨버렸다.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놈의 방학 과제물 가운데 하나는 집안 식구를 소개하고 가훈을 적는 거였다. 숙제를 봐주다 발견한 뜻밖의 가훈은 ‘돈 쓰지 말자’였다.왜 그렇게 썼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걸작이다. “엄마 아빠가 맨날 그러잖아요.” 헉,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배운다더니 정말인가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2.14 20:31
-
겨울방학이다. 인문계 고등학교의 교사들은 대부분 보충수업을 위해 출근한다. 보충수업을 하지 않는 교사의 절반이상도 자기 연찬을 위해 탐라교육원이나 인터넷을 통한 각종 연수에 참여한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교사도 많다. 자기계발을 위한 해외여행을 떠난 이들도 많다. 나는 놀기로 했다. 오전 9시가 다 되어서 일어난다. 늦은 아침을 먹고 마누라와 중앙로의 영화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1.31 20:52
-
이제 곧 설이다. 그러고 보면 설을 가리키는 한자어는 참으로 많다. 정초, 세수, 세시, 세초, 연두, 연수, 연시 등. 하지만 설날의 정취는 그 많은 한자어보다 설이란 말에서 참맛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싶다. 거기에다 까치설날까지 챙기는 조상의 여유로움과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이들의 웃음, 두루마기 차림의 어르신들 모습까지 더하면 설의 풍경은 참으로 따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1.25 20:44
-
몇일 전에 농아인(청각·언어장애인)복지관에 근무하는 지인에게서 농아인의 여론조사 참여에 대해 질문을 받았었다. 지인의 말은 올해 도지사를 뽑는 지방선거가 있어 각종 여론조사기관에서 한창 전화 여론조사를 하고 있는데 듣지 못하는 농아인들은 응답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사회가 정치참여권을 박탈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뜬금없는 질문에 어떤 방법이 있겠느냐고 반문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1.17 21:13
-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여러가지 해석의 여지가 있겠지만, 보통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약간의 논리의 비약을 더한다면 우리 사회에서는 그저그저 무난하게 둥글둥글 처세하는 것이 장땡이다 뭐 이런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그러다 보니 “좋은게 좋은 것이다” “사람 좋다” 로 표현되는 밑도 끝도 없이 우유부단하고 밋밋하며 굴곡없이 무난한 것들에 대한 가치가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1.10 21:10
-
지난해 집을 지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자연과의 동화였다. 어떻게 하면 자연 속에서 뭇 생명체들과 더불어 살 것인가, 라는 화두를 놓고 꽤나 고민을 했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연료 문제였다. 난방과 온수를 제공할 에너지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라는 것이다.가장 쉬운 것은 석유였지만, 가장 하기 싫은 것도 석유였다. 그리고 태양열부터 심야보일러까지 두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6.01.03 20:25
-
내가 사는 곳은 산골 촌이다. 아직도 집 마당이며 학교 운동장엔 하얀 눈이 가득 쌓여 있고, 그곳을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맑은 곳이다. 이곳에 터를 잡은 지 다섯 달이 넘어가고 있다. 천상 촌에서 나고 자란 촌사람인데도 25년만에 다시 시작하는 시골살림이 녹녹치가 않다. 사실 무슨 특별한 목적이나 이유가 있어서 시골생활을 택한 것은 아니다. 낭만적인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5.12.27 20:49
-
요즘 베스트셀러 중에는 돈 모으기와 관련된 책이 많다. 20대에 몇 억을 모으자는 책도 있고, 재테크의 비결이라는 책도 있고, 우리 나라 알부자의 인생 경험담을 담고 있는 책도 있다. 그런데 그 책들을 읽어보면 종자돈은 어떻게 만들고 땅은 어느 것을 사고 주식은 어떻게 투자하고 어떻게 절약하여 그 돈을 모았다는 내용이다. 여기에서 책이 끝난다. 모아진 돈을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5.12.20 20:23
-
일이 없는 날, 난방비 절감(?)차원에서 도서관행을 결심한다.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은 마침 시험기간이라 많은 학생들로 포화상태다. 열람실은 대중목욕탕을 연상케 한다. 훅하고 올라오는 더운 기운이 목덜미를 갑갑하게 만든다. 아무리 둘러봐도 자리가 없어 그동안 미뤄둔 책을 빌려서 읽자는 생각에 개가자료실로 발을 옮긴다. 그곳도 역시 마찬가지다. 책상마다 각종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5.12.13 20:59
-
세밑 신문에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사랑을 전하는 미담과 복지시설을 찾아 시설이용객들과 함께 찍은 사진 양이 많아진다. 따뜻함을 전하는 기사 양이 넘치는 것이야 매우 반가운 일로, 그러한 지면은 더욱 차곡히 쌓였으면 좋겠다. 충북 음성에는 유명한 ‘꽃동네’가 있다.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면 한번 즈음은 방문코자 하는 생활시설이고,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지난 연재
제민일보
2005.12.06 2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