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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들로 앞만 보고 달리다 갑자기 멈춰섰을 때의 적막감.40을 넘어선 직장인이라면 누구도 경험해 봤음 직한 느낌일거다.늦은 퇴근으로 아이들은 학원으로, 눈을 맞추기도 어려운 아이들, 어쩌다 대화라도 할라치면 반 이상은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이 쏟아지고 결국 훈계조의 말로 서먹한 분위기가 되기 십상이다.혼자의 시간을 갖고 쉬고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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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5.03.0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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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로서의 삶, 현대문명에 대한 강한 거부, 그 히피정신의 정점에서, 히피들의 성서로 불리우던 책이 바로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다.나 자신, 순간순간 삶의 고비가 뒤통수를 치며 몰려왔었으니, 그때 구원처럼 다가온 책이 바로 「황야의 이리」다. 특히, ‘비정상인만을 위하여’라고 씌여진 문구는 사회의 부적응자가 오히려 가능성있는 특권을 누릴 인간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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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5.02.1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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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더 자세히 얘기하면 초등학교 시절에 제일 먼저 접했던 책은 1학년 교과서였습니다. 그리고 부끄러운 얘기지만 초등학교 2학년 때는 동네 만화방을 열심히 드나들며 만화책 섭렵을 하였습니다. 두 살 많은 언니와 함께 100원을 들고 가 주인 몰래 바꿔 보고 바꿔 보고 하며 몇 시간씩 자리를 차지해 앉아 있던 즐거운 기억도 있습니다. 그러다 정말 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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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5.01.0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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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범상치 않더니 끝까지 내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유쾌, 상쾌, 통쾌 그 자체인 지각대장 쌍코피 터진 날.지각대장이라 해서 이야기의 주무대가 학교일 것이라 생각하며 첫 장을 넘겼는데 실제 작가 가족을 모델로 한 흥미진진한 얘깃거리에 ‘그래 남의 집은 애들을 어떻게 키우나 구경 좀 할까’ 하는 마음으로 한달음에 읽어 내려갔다.정말 우리 집이나 남의 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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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4.12.3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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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들어와 많은 고민을 하며 방황을 하던 새내기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곧 졸업할 때가 다가왔다. 지난 4년간의 대학생활을 뒤돌아보면 격동(?)의 시대였다.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서 시작한 대학생활은 고교시절에 꿈꿔온 낭만적인 그것이 아니었다. 어찌어찌 하다가 대학에 들어왔지만, 고교와 비교해 등록금이 매우(!) 비싸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게 없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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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4.12.2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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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는 시들 때 고개를 꺾고 사람은 죽을 때 입을 벌리는 데 너는 사는 것과 죽는 것이 똑같구나. 세상의 어머니들 돌아가시면 저 모습으로 우리 헤어져도 저 모습으로…”안도현 시인의‘안개꽃’이란 시이다.내 나이 스물다섯살 되던 해 심장마비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입을 벌린 채 싸늘히 식어있는 아버지의 주검앞에서 처음 죽음을 보았다. 죽음은 무서움도 두려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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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03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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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9살 아들과 6살짜리 딸을 둔 주부다. 우리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가 있는 엄마들의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고 남보다 앞설 수 있을까?’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면 어떤 공부가 우선이고 집중적으로 지도해야 할까’ 등 오로지 공부와 연관된 것이 아닐까 싶다.그래서 다른 아이들보다 시험 성적도 잘 받아야 하고 피아노도 잘 쳐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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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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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때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에게 시달린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또 어느 때는 사막에서 물을 찾는 사람처럼 사람이 그리울 때가 있다.이렇게 소슬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이 되어서 더욱 그런걸까?나름대로 사는데 내공이 쌓였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서투른게 많다.사람에 대해서, 관계에 대해서….살면서 겪게 되는 여러 문제들, 아니 너무나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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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2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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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밤하늘에 별이 많은 요즘이다. 내 방엔 여태 떼내지 못한 동네 문방구에서 산 별들이, 어린 시절 마당 한가운데서 올려다본 밤하늘의 별들을 대신해 주곤 한다. 방 안 그 별들 밑으로 빈센트의 ‘론강의 별헤는 밤’이 있다. 내가 이토록 별을 좋아하는 것, 고흐가 그린 이 그림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여러 해 전 그 그림을 통해 나는 빈센트 반 고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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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4.08.1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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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호흡으로 눈을 감고 치유와 생명을 노래하는 여신의 음성을 들어라. 네 안엔 그 누구에 의해서도 부서지지 않은 빛나는 아름다움이 있어. 네가 그 빛나는 아름다움을 네 안에서 꺼낼 수 있다면 그 빛나는 아름다움이 너를 구원할 거야. 그러나 네가 만약 그 빛나는 아름다움을 네 안에서 꺼내지 못한다면 그 태어나지 못한 빛나는 아름다움이 너를 파괴시키고 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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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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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인가 인터넷 사이트를 맴돌다 초록식물에 관한 카페에서 갖가지 모양의 야생초들이 나름의 이름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것이 마냥 신기해 보였다. 타들어가는 담배의 끝 모양을 닮은 담배풀, 방울이 달린 빨간 광대 모자를 쓴 듯한 광대나물, 어쩌다 그런 이름이 붙었을지 모를 눈괴불주머니 등등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였다. 정신없이 야생초 사진에 빠져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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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1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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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오늘따라 내눈에 비친 풍경은 햇볕을 가득 받아낸 광양사거리의 보도블록을 거슬러 간 스무살의 봄날과 많이 닮아 있었다. 그날에, 중고서점에서 처음 먼지가 쌓인 ‘기형도’를 만났다. 소설과 같은 픽션은 체질에 맞지 않아 이내 방치하는 고약한 습성에 따라 거의 시와 산문만 고의적으로 읽는다. 그때의 청춘은 그랬다. 내 속의 내가 너무 많아 ‘보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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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4.05.2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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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하던 일 마저 하고 가자”“너도 공원 갈 준비하고 있어”“알았어, 양말 신고 모자 쓰고 잠바 입고 있을게”이제 다섯 살 된 큰아이는 제법 자기 몸을 스스로 챙길 줄 안다. 두 살 된 동생에게 양말도 신겨주고 기저귀도 갈아주겠다고 나서기도 한다. 둘째 아이가 태어나던 그 날까지 무려 38개월 동안 엄마 젖을 먹었던 큰 아이. 큰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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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4.05.0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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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지나가는 그저 평범한 일상생활의 일이 어떤 꽉 짜여진 과학적인 체계 하에서 만들어진 시스템에 의해서 조절되고 있음을 알게 되면 어떤 생각이 들까? 이 책을 읽으면 우리는 몇 년전 감명 깊게(?) 본 트루먼 쇼 라는 영화의 주인공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잘 짜여진 어떤 시스템에 속박되어 살고 있음을 부분적으로 인정하게 된다. 이 책은 우리 삶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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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4.04.0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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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는 무츠키.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는 무츠키의 옆얼굴을 바라보는 쇼코. 남편 무츠키는 내과의사이자 동성애자이고 대학생 애인 곤이 있다. 이태리어를 번역하는 부인 쇼코는 알콜중독자이다. 서로의 비정상적인(?) 면을 잘 알면서도 무츠키와 쇼코는 결혼을 한다. 하지만 양가 부모에게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래도록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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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4.03.1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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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 지은이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감동 깊게 담은 이 책은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면서 독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단순히 이 책에 이끌린 것이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이 아니라 표지에 보이는 전동 휠체어에 탄 그의 환한 미소에 나의 장애자 같은 마음이 엄습해 오면서 꼭 한번 페이지를 넘겨보고 싶었다.맑고 화창한 일본의 1976년 어느 날 평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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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0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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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끼는 후배가 남자친구와 예쁘게 사귀길 바라면서 선물로 줄 책을 고르다가 알게 됐다.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돌아가신 윤이상 선생의 부인 이수자 여사가 평생을 함께 살아온 아내로서 남편의 발자취를 역사에 남기기 위해 쓴 글이다.윤이상 선생은 국내보다도 해외에 더 많이 알려져 있는 분인데 일본의 유명한 교수는 동양에서는 단 한 사람 존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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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1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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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의 아이들」은 유아교육과에 다니는 내 동생이 밤을 새워 읽고 난 후, 내게 권해 준 책이었다. 책 표지가 너무 이쁘지 않냐는 동생 말처럼 눈이 크고 맑은 아이로 채워진 표지부터가 너무 예뻤다. 책 표지의 아이처럼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 역시 이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책은 열 여덟 나이의 어린 여 선생님이 작은 학교에 부임해 갓 입학한 초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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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4.01.1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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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이든 사회체제든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좀먹는 것이라면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온몸으로 맞섰던 진정한 의사. 노먼베쑨. 노먼베쑨의 전기를 처음 접하면서 떠오른 단어는 놀라움이었다. 인간의 생명을 대하면서 겸손과 사랑을 가진 베쑨에 대한 존경심이 나를 놀라게 했다. 가장 인상에 남는 그의 행동중의 하나는 어린 소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지위를 포기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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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12.2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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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듯 무덥고 질긴 여름의 끝자락이 자취를 감추고 싸늘한 바람이 거리를 휘감아도는 10월의 막다른 길에 서서 창너머의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시선이 멈추고 전혀 다른 세계를 보듯 거리풍경을 즐긴다.바쁜 듯 쏜살같이 달리는 차들과 재잘거리며 무리지어 지나가는 여고생, 귀가를 서두르는 사람들…. 아침에 눈을 뜨면 어제와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그 일상 속에서 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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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12.10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