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푸르름을 한껏 뽐내던 나뭇잎들도 추운 겨울 앞에 하나 둘 맥없이 낙엽으로 변한다. 사람의 치아도 자연의 섭리처럼 나이가 들면 흔들리고 빠지기 일쑤다.

치아가 흔들리는 현상은 치주조직에 대한 감염으로 치조 골의 흡수 및 치주 인대의 파괴로 치아를 지탱해주는 힘이 부족한 결과다.

이런 점에서 예로부터 건전한 치아는 오복의 하나라는 말이 생겨난 것 같다.

사실 치아가 하루동안 식사내지 대화중 상하 접촉하는 시간은 평균 20분 내외.

치아가 흔들리는 경우를 가만히 관찰하면 구강 청결이 불량하고 과도한 교합 때문이다.

신체의 구조물 중 치아만큼 단단한 조직은 없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담보로 치아를 함부로 다루는 등 아낄 줄을 모른다.

또 치아의 수가 몇 개인지 별 생각이 없다. 치아가 흔들리거나 아프면 뽑아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치과를 찾을 뿐 정상적인 경우 만6세부터 영구치가 나면서 어린이는 20개, 성인이 되면 사랑니의 숫자에 따라서 28개에서 32개로 늘어난 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치아는 그 모양새가 달라 역할도 다르다. 하지만 치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어느새 하나씩 빠지고 그만큼 음식물을 씹는 힘이 떨어져 소화기관에 무리가 가는 등 영향을 미친다.

치아가 흔들리기 전 증상은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나고 시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치아가 시린 시기에 양치질을 소홀히 하면 구강상태가 급속히 악화된다. 간단한 원리인데, 치아가 시린 경우 양치질을 할 때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면 괜찮다. 치과에 오는 사람들 중 냉수를 못 마시겠다고 하는 게 충치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외로 구강 청결 불량 즉 양치질 소홀이 많다. 흔들리는 치아는 정도에 따라 인접 치아와 연결, 치료할 수도 있으나 치조 골은 한 번 파괴되면 재생력이 저하돼 치료에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므로 초기 증상 때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발표된 논문 중 화를 자주 내는 사람, 말이 없는 사람들은 치주염에 잘 걸린다는 내용이 있다. 화를 자주 내는 사람은 치아를 꽉 깨물 가능성이 높고, 말이 적은 사람은 입안이 건조하거나 악취가 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인 것 같다.

이런 점에서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에게 ‘안녕’이란 말을 건넨다면 치아 건강도 좋아질 것이다.

치아가 흔들리지 않게 미소를 띄웁시다. 바로 지금부터...

<강성현 치과의·제민일보의료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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