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정방폭포와 송산동 소남머리로 이어지는 자구리 해안을 매립, 개발할 계획인 워터프론트사업에 대한 재검토 의견이 제기됐다. 이번 재검토 의견은 비록 공식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송악산 학술조사차 내려왔던 일행에 의해 나온 것이긴 하지만 관심을 끄는 바가 크다. 그것은 자구리 해안과 비슷한 사례가 될 수 있는 제주시 탑동해안 매립에 대한 효과가 현재까지도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여서 더욱 그렇다.

학술조사단이 지적한 것은 대략 세가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나는 자구리 해안을 포함하여 소남머리에서 섶섬으로 이어지는 해안선을 서귀포시의 계획대로 매립할 경우 정방폭포의 전망을 가로막게 된다는 것이다. 또 섶섬 서쪽 해상에서 정방폭포를 볼 때에도 절경의 대부분이 가려져 조망에 큰 장애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마지막은 조류의 변화이다. 해안매립은 조류의 방향을 불가피하게 변화시킴으로써 붕괴현상을 보이고 있는 주상절리대에 피해를 주게 될 뿐만 아니라 정방폭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서귀포시가 추진하고 있는 자구리 해안 매립을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우리가 이같은 입장을 본란을 통해 거듭 천명하고 있는 것은 정방폭포와 자구리 일대는 아름답기로 유명한 서귀포 칠십리 해안선 가운데서도 가장 으뜸인 곳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 일대에 들어선 취수장과 오수펌프장만 해도 주변의 경관을 해쳐 문제가 되고 있으나 다시 대규모 매립계획을 추진하고 있음은 우리들의 자산을 스스로 망가뜨리는 행위나 다름없기에 하는 말이다.

또한 제주시 탑동에서도 보듯이 해안선은 매립해서 시설물을 설치한 것만이 능사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월파를 방지하기 위해 세운 탑동의 높은 방파제는 오히려 바다를 조망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또한 자연환경과 생태계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런 점에서 보더라도 침체된 관광개발을 활성화한다는 명분으로 절경을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는 보다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개발이 불가피할 경우라 하더라도 환경파괴는 최소화에 그쳐야 하며 반드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검토후에야 이뤄져야 한다.<<끝>>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