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길 차량사고가 잇따르고 있다.특히 관광객이 스스로 운전하는 렌터카의 사고는 피해자가 가족중심이어서 가슴 아픈 일이다.한순간에 단란하던 가정을 피폐케 하기 때문이다.과속과 지리미숙,그리고 도로사정이 주원인이라는 분석이 사고때마다 등장한다.관광지는 안전하게 쉴 수 있는 곳이라야 한다.그래서 제주관광길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면 남의 일이 아니다.당국은 안전시설이나 안전체제를 구축하는데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문제는 도로사정이다.제주도의 도로는 기본적으로 환형(還形)이다.바다를 낀 해안도로와 일주도로,중산간 일주도로,산록도로 등 네겹환상이다.남북으로의 연결은 횡단도로 2개와 동·서부 산업도로 등 4개의 간선도로가 주축이 된다.여기에 마을별 지선과 농업용도로등이 수도 없이 연결돼 있어 우회로나 간선진입에 이용하도록 구성돼있다.해안은 해안대로,산간은 산간대로 경치가 그만이다.포장도 잘된 편에 속한다.평소 차량소통도 원활해 속도도 빠른 편이다.

그런데도 이 도로를 이용하는 초행길 관광객이 운전하기엔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사통팔달인 이들 도로는 모두 평면으로 연결돼있다.게다가 이정표등 안내표시가 극히 모자라다는 것이다.지리까지 서툰 관광객이 어디서 속력을 줄여야 할지,어디서 가로질러야 목표지를 찾아갈 지 분간키가 어렵다는 것이다.선진국 관광지에서는 도로망 안내지도 하나만 가지고도 초행길에 당황치 않는다.지도와 도로는 일치하고 안내표시도 놓치지 말라고 몇 번씩이나 미리 알려준다.웬만한 위험요소가 있는 연결점은 도로를 입체화하는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이 뿐이 아니다.산악관광지엔 구조체제가,환락도박지에는 완벽한 치안체제가 갖춰져 있다.안전을 극대화하는 조치들인 셈이다.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종합개발계획이나 여타의 계획도 실은 관광진흥에 맞춰져 있다.즉 많은 손님을 유치함으로써 관광수입을 올린다는 계획에 다름 아니다.이 계획들은 무엇을 들여 놓을까에만 신경이 집중돼있다.안전조치들은 지금도 그렇듯이 늘 뒷전이다.그러나 이를 외면한채 시간이 지난다면 새로운 구경거리도 깨끗한 쉼터도 껍데기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위험이 도사린 곳이라면 관광객은 애써 찾지도 않을 것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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