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무소 직원들이 일할 맛이 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시 행정조직 중 최일선 민원 부서인 동사무소 근무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온다는 소리도 들린다.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곳이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시책도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군 단위의 읍 면사무소의 경우도 이와 크게 다를 게 없다고 한다. 상급기관은 이들을 위해 사기 진작 책을 마련한다고 해놓고도 말뿐인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선 업무와 인적 구성에서 문제가 있다. 현재 도 시 군의 조직표를 보면 각기 피라미드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업무량에 따른 인원 구성은 오히려 이와는 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본청에선 실 국 단위의 업무가 동사무소로 내려가면 1개 계나 계원 한 사람이 맡기 일쑤이다. 심지어 본청 몇 개 과(課)의 업무를 혼자서 처리하기도 한다. 또한 본연의 업무 외에도 주민과 밀접한 발로 뛰는 업무는 대부분 본청에서 동사무소로 일임하고 있다. 각종 캠페인 등 행사, 납세 업무, 환경 정비 등 궂은 일은 도맡고 있다. 몸이 여럿이 있어도 감당하기에 버거울 지경이다.

본청과 동사무소와의 순환보직과 유인책 부여 등에 철저해야 할 것이다. 동사무소 근무자들의 사기를 올리는 한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승급자는 일단 동사무소로 전출시켜 근무를 하게 하는 건 바람직하다. 유능한 인력이 일선 행정 경험을 쌓음으로써 주민의 소리와 생생한 현장의 실정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동사무소에만 장기간 근무하게 해두면 소외감이나 사기 저하를 부를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승진이나 승급은 본청 근무자들이 유리하게 돼 있다. 선출직 자치단체장 시대 이후 문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편 가르기식'인사도 공무원들의 사기저하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사권자의 고민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적재적소에 쓸 인재를 고르는 것에서부터 구조조정 등으로 인원 충원에 어려움이 많다는 건 안다. 또 앞으로 동사무소가 어떤 형태로 바뀔 지 모른다는 변수도 있다. 그러나 대민 업무의 최첨병은 동사무소 직원들이다. 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시급히 대책을 마련, 추진해야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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