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북한 열병'에 얼떨떨해 하고 있다.남과 북이 반세기만에 손을 맞잡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서다.이른바 '김정일 쇼크' '북한 신드롬'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이 열병은 일선 교육현장은 물론 사회전반에 거세게 휘몰아 치고 있다.제주지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도내 서점가와 학원가에 불어 닥친 '북한 바로 알기 신드롬'이 그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도내 서점가에도 북한관련,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서적과 북한 음반이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있다고 한다. '김정일의 통일전략' 또는 '현대 북한의 지도자'와 같은 비교적 전문서적임에도 잘 팔리고 있다는 소식이다.대학 리포트나 논문 준비등 극히 일부층에서 구입하던 것에 비하면 이상열풍임에는 틀림이 없다.북한 열기는 그 뿐이 아니다.북한 전문음식점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으며,학교 직장에서는 김정일 위원장 흉내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초·중·고 학생들 사이에 북한 노래와 북한의 대중가요집 수집 붐이 일고 있다·'북한 열기'가 어느 정도인가를 짐작케하는 사례들이다.

 때아닌 열병들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분위기에 편승한 것임은 물론이다.그동안 베일에 쌓여 있던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일의 일거수 일투족이 가감없이 전파에 실리면서다.그는 지구촌의 시선을 사로 잡고도 남았다.공항영접에서부터 회담장 안팎에서 보여준 그의 행동은 신선한 충격과 함께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았다.엊그제 까지만해도 '뿔달린 귀신'처럼 인식되어 왔던 것에 비춰 대단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하지만 우리는 이같은 변화가 언젠가는 맞닥뜨려야할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된다.다만 더 많은 세월이 소요될지도 모르는 변화가 '김정일 쇼크'에 의해 빨리 왔을 뿐이다.

 오히려 충격에 의해 북한의 최고지도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이 씻어졌다는 것은 그 자체로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다.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이제 비로소 우리는 북한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북한을 바로 보는 눈을 가지게 됐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따라서 작금에 불어 닥친 '북한 바로알기 신드롬'은 남북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살아갈 우리의 당연한 채비이자 변화란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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