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에 합의된 사항들은 하나같이 파격적인 내용들이다.정말로 상상치도 못한 큰 일들을 해냈다.정상간의 만남 자체만하더라도 놀라운 일일진대,5개항의 합의사항까지 도출해냈으니 참으로 엄청난 성과라 하지않을수 없다.이같은 합의사항이 모두 그대로 실현된다면 한반도 역사는 이제부터 새로 쓰지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역사적 공동선언이 결실을 맺기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도 만만치않다.무엇보다 이를 실행하려는 굳건한 실천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28년전의 7.4공동성명처럼 발표만 해놓고 방치해둔다면 '허명의 문서'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지난 92년 기본합의서이후에도 아무 성과가 없었던 점을 상기하면,합의내용 못지않게 실천적 노력이 더없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일깨워 준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공동선언이 효력을 발하기위해서는 실행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그리고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김대중대통령도 귀국성명에서 "이번 합의사항들을 한국사람 특유의 급한 성격으로 풀려고 하면 되지 않는다.가능한 것부터,그리고 쉬운 것부터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측면에서 오는 8.15를 전후해서 이산가족 상봉단을 교환하기로 합의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고령의 이산가족들이 벌써부터 감격적인 상봉을 꿈에 그리며 잠못이루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니다.서울로 돌아온 김대통령이 "바로 이달부터 남북적십자사 회담을 가동해나가겠다"고 밝혀 이산가족 상봉은 이제 시간상의 문제만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같은 이산가족 상봉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말고,상시적이고 정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두 정상이 합의한 대로 당국자들간의 대화기구를 가동해서 대화의 폭을 확대시켜나가야 할 것이다.이렇게 당국자간의 대화가 확대되고 이해의 폭을 점차 넓혀간다면 오랜 세월동안 꼬일대로 꼬인 문제들도 서서히 해빙될 것으로 믿어의심치 않는다.그런 점에서 이산가족 상봉은 단순한 가족간의 만남을 넘어,통일의 첫걸움 차원에서 지속적이고 대규모로 추진돼야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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