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은 미래를 위한 첫 여정이다"

지난 1970년 동독총리와의 첫 회담을 이끌어냈던 당시 서독총리 브란트의 소감이 새롭게 다가온다. 그렇다. 남한과 북한은 이제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첫 발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6.15공동선언문이 나오기까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2박3일간의 남북정상회담은 전세계를 놀라게 했을 뿐 아니라 감격케 했다. 세계 앞에 남북한의 자주적 통일을 천명하는 순간이었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살아갈 우리와 자녀에게 현실로 시대적 요청으로 다가섰다. 한반도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하나 하는 생각에 한편 가슴이 벅차 오르기도 하다.

최근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과학연구원에서 오는 9월부터 학교 새통일교육 교재를 통합해 서울시내 초·중·고에 배포하며 남북관계의 변화상도 반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물론 이 교재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직위를 표시하는 등 남북정상회담 내용도 포함할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통일교육의 새 패러다임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서 관심이 끌린다. 이러한 요구는 또한 곧 7차 교육과정에도 반영돼 전국 학교로 확산되리라 여겨진다.

30년이 지난 독일은 지금 '하나'를 노래하고 있다. 여기에 이르기까지는 한민족 서로간의 끈질긴 '만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민족을 사랑하는 뜨거운 가슴"을 안고 평양에 날아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만남은 우리의 교육이 어떠해야 할 것인가를 생생하게 교훈 해주고 있다.

앞으로 더욱 강조될 우리의 학교 통일교육은 7천만 한민족의 '만남'을 위한 준비여야 할 것이다. 구체적 실천덕목이 제시되어야 하며 훈련되어야 한다. 이제까지의 '막연한 통일'이 아닌 나눔의 실천을 통해 민족애를 깨달아 가는 뜨거운 가슴 함양 프로그램이어야 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통일을 위한 저금통이나 통장 갖기 운동 제안은 참 흥미 있는 일이겠다. 자신의 소유 중 일부를 내놓을 수 있는 이웃에 대한 배려와 희생이 그 저금통(장)에 차곡차곡 쌓여져 나갈 때 한국 어린이들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지구촌의 모든 이웃까지도 품에 안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국제시민으로써 우뚝 서리라 여겨진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 하리라"는 성경 욥기의 구절이 통일로 가는 우리민족의 미래모습이었으면 한다.<장제근·교육체육부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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