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전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제민일보 지령 5000호를 맞으니 언론 민주화 운동의 날들이 떠오릅니다.

제민일보 제호 속에는 역사가 숨쉬고 있습니다.

89년 겨울.

찬바람 속에서 뜨거운 언론 민주화 운동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간부들도 제주로 달려갔습니다. 언론연맹이 주관한 연대 투쟁의 날, 그날은 참으로 추웠습니다.

언론민주화를 갈망하던 당시의 제주신문 동지들과 전국 각지에서 모인 동지들은 겨울바람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언론 민주화 쟁취”를 외치며 제주시내 거리를 누볐습니다.

그때의 투쟁 현장은 언론연맹 위원장이던 저의 현장 사무실이었습니다.

그 투쟁은 세계 언론 운동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독립신문 창간운동으로 이어져 마침내 ‘제주도민 신문 제민일보’가 탄생했던 겁니다.

언론연맹은 중앙위원회 결의로 창간 주주 모집운동도 벌여 전국의 많은 동지들이 주주로 참여했습니다.

제민일보가 창간되던 날 전국의 언론노조 동지들은 제주에 모여 감격의 만세를 부르며 제민일보는 “언론노동의 혼이다”고 했습니다.

그때 제주의 어느 동지가 “아! 저 하늘에서 4·3의 영혼들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울먹였습니다. 그 후 독립신문은 ‘이래야 한다’는 듯이 제주 4·3의 진실을 캐는 대장정이 시작돼, 제민일보를 타고 숨겨진 진실들이 하나하나씩 드러날 때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렇듯 제민일보 제호 속에는 역사가 숨쉬고 있습니다.

언론민주화의 염원 속에서 탄생된 제민일보가 지령 5000호를 맞았다니 저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창간의 뜻을 기려 더욱 힘찬 발걸음을 걸어갈 제민일보에 박수를 보냅니다. 지령 5000호를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제민일보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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