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1% 한계’에 안주할 것인가.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출범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제주는 전국 1%, 그리고 변방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

특별한 산업기반도 없고, 그렇다고 뚜렷하고 강력한 중앙절충 능력을 가지고 있는 현실에서 제주가 발휘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사람’에 있다.

무엇보다 ‘제주특별자치도’호의 성공적인 운항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인재 관리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이는 비단 ‘제주 출신’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제주를 중앙으로 견인할 신(新) 제주인(人). 제주의 힘을 키울 수 있는 핵심 키워드다.

 

   
 
                                                                                                                      그래픽/조윤경  
 
△사람이 힘이다

제주도 출범 60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인구비율 대비 요직 점유율은 현저히 낮다. 정부의 대형 국책사업 추진에 있어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는 이들 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역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앙·지역간 인적 자원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이 계속 강조되고 있지만 모양을 만드는데 치중하고 있을 뿐 내실을 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이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 정상회의 유치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에 있어 제주는 도내·외 인맥 네트워킹을 효과적으로 가동하지 못하면서 실속을 얻지 못한 것은 물론 ‘도세 1%의 한계’만 재확인하는데 그쳤다.

제주특별자치도 추진에 있어도 마찬가지다. 중앙부처에 제주 출신 국장이 단 한사람도 없다는 것은 바로 국가 정책 접근권 부재로 연결, 지역 이익 극대화를 위한 각종 사업이나 정책 추진에 있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앙부처와 제주도간의 미흡한 인사교류 역시 ‘정보망 취약’이라는 제주의 한계를 도드라지게 하고 있다.

올 한해 제주를 들썩거리게 만들었던 해군기지 추진이나 한·미FTA 협상 등에 있어서도 이런 ‘사람 기근’은 제주의 목소리를 명확히 전달하거나 뜻을 관철시키는데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갖가지 사안들에서 제주와 관련된 사안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후순위에 밀리는 등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푸념이 나오는 악순환을 굴레를 벗지 못했다.

△‘인맥마케팅’에 승부수를

이런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제주도 홀대론’보다는 ‘제주도 인물 활용 부재론’이 더 부각되고 있다.

지방 분권화 시대에 ‘특별자치도’라는 메리트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맥 마케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도정 자문위원으로 중앙에 진출한 제주 출신을 위촉하기도 하고 박사 이상의 학위를 가진 우수 인재를 별도 관리하고 있기도 하다. ‘네토피아’라는 인력 활용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고 재외 도민회와 유기적인 관계를 위한 별도의 부서를 두고 명예도민의 날 운영 계획을 세우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주 사람을 키우자’는 하나의 목표 아래 관련 부서도 제각각이고, 외형을 만드는데 급급하다보니 제대로 힘을 싣지 못하고 있다.

‘인맥 마케팅’은 특별한 화제를 낳는 사람들을 위한 일회성 작업이 아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성공을 위해서는 제도적 여건 등 환경을 바꾸는 것 보다 인적 경쟁력을 키워야한다는 점을 핵심에 둬야 한다. 내부 변화를 통한 행정 자치 역량 강화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제주도의 취약한 중앙 인재풀(Pool)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제주 내·외부를 아우르는 ‘제주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이 과정에 ‘제주 출신’이란 한계를 버리고 제주에 대한 막연한 선호를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명예도민’으로 ‘제주인(人)’을 불리는 건 그 첫 단추이다. 명예도민 뿐 아니라 유력 인사들을 제주의 각종 현안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 제주화하고 그 연(緣)을 이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전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이자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인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현 상황은 ‘사람이 없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며 “‘무관심한’지역 출신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제주에 대한 선호를 가진 외부 인재를 제주로 끌어들이는 힘으로 전환해 운영하는 방안 등 광의의 접근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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