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신음하는 제주의 허파 곶자왈] ⑧ 논오름 주변 곶자왈

해가 바뀌어 1월도 중순으로 접어들 즈음, (사)곶자왈사람들 회원들의 1월 정기 탐사에 동행하게 됐다. 이번 탐사는 상창·화순 곶자왈 지역 중에서도 2년여 동안 본보 곶자왈대탐사 때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던 논오름 주변 곶자왈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 논오름에서 바라본 화순곶자왈<조성익 기자>  
 
△ 논오름 정상에선 주변 곶자왈이 한눈에

상창·화순 곶자왈은 작은병악에서부터 산방산 방면으로 해안까지 넓게 분포해 있다. 곶자왈사람들 회원들의 이날 정기탐사는 이 일대 곶자왈 지역의 가운데 부분에 야트막하게 솟아있는 논오름 정상에 오르는 것으로 시작됐다.
논오름 정상에서 보면 주변 곶자왈 지역이 어디까지 분포돼 있는지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표고 186m의 야트막한 논오름이지만, 말굽 형태를 갖추고 있는 어엿한 오름이다. 이 일대 곶자왈 지역은 새롭게 도로가 뚫리긴 했지만 아직까지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작 논오름 중턱에는 목조로 지어진 펜션 건물이 들어서 있는 상태다.

△ 10∼20년 후 울창한 숲으로 성장 기대

작은병악에서부터 논오름 주변까지 흘러온 곶자왈 지역은 나름대로 조사가 이뤄졌지만, 논오름에서 산방산 방면까지 펼쳐진 곶자왈 지역은 1차 곶자왈대탐사 때도 살펴보지 못했던 곳이다.
회원들과 함께 반나절 가량 이 일대를 둘러본 결과, 이 지역도 앞으로 10∼20년 가량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다면 다른 울창한 곶자왈 숲에 버금가는 숲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초본류로는 더부살이고사리, 큰봉의꼬리, 도깨비고비 외에도 함몰지형의 독특한 미기후 환경에서 주로 발견됐던 밤일엽도 일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이 낙엽활엽수인 이 곳에서 동백나무와 아왜나무 등 상록활엽수가 가끔씩 눈에 띄는 것을 보면 수년 내에 숲의 모습이 상당히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상록활엽수 교목이 자라게 되면 숲의 천이과정 중에서도 ‘극상림’단계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 먹이 찾아 내려온 노루 흔적도 곳곳에

이날 탐사에서 산방산 주변까지 전 지역을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곶자왈 용암이 흘러가면서 조금씩 함몰지형이 분포하면서 물결이 이는 것처럼 요철(凹凸)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쉽게 알 수 있었다.
또 한라산에 눈이 덮이면서 먹이를 구하기 위해 내려온 노루들의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아직까지는 이 일대 곶자왈 지역이 완전한 섬처럼 고립되지는 않은 상태인 것이다.<글 홍석준·사진 조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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