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한국전쟁 때 대전형무소 수감자 1800명이 한국군에 의해 집단총살된 사실이 제민일보의 첫 보도(1999년 12월 24일자 1·3면)에 이어 6일 한국일보에 보도되자 국방부에서 확인 작업에 착수하는 등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에 체류중인 이도영 박사(53·대정읍 하모리)가 미 국립문서보관소에서 비밀로 분류돼 있는 문서목록을 확인,이의 비밀해제를 공식요청한 결과 첫 공개된 것이다.

 이에 따르면,대전형무소 수감자 1800명이 1950년 7월 첫째주 3일간에 걸쳐 한국군에 의해 총살된 것으로 드러났다.이로써 제주4·3때 대전형무소로 보내졌던 사람들의 사망일을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지난해 9월 국민회의 추미애 의원이 발굴·공개한 ‘제주4·3 수형인(受刑人)명부’에 의하면,1949년 6월 21일부터 7월 7일까지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제2회 군법회의를 통해 1659명이 육지형무소에 분산 수감됐다.이중 7년형을 받은 300명이 대전형무소로 보내졌다.따라서 이 300명의 제주인도 이때 총살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이 박사가 비밀해제를 요청한 5건 중 3건으로,나머지 2건은 ‘계엄령’과 ‘전쟁포로’에 관한 것이다.이중 계엄령에 관한 문서는 그동안 제민일보가 여러차례 보도한 ‘계엄령의 불법성’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이도영 박사는 “미 국립문서보관소가 이 2건의 문서를 아직 비밀해제하지 않았지만,검토 후 곧 해제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아무튼 이번에 공개된 문서가 단순히 ‘발견’된 것이 아니라 ‘비밀해제 공식요청’에 따라 공개됐다는 점에서 향후 4·3관련 문서 확보에 큰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민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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