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지루하던 긴 어한기도 이제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5월도 며칠 남겨놓지 않은 채 계절은 어느덧 6월의 푸르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바닷속은 고기들의 활성도에 영향을 미치는 저수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물고기들이 좀처럼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출조점마다 이제나저제나하며 출조를 미루고 있는 가운데 한산하기만하다. 더러는 습관처럼 간간히 부속섬으로 출조를 나서고 있으나 십중팔구는 냉수대에 미끼목욕만 잔뜩 시키다가 짜증만 가득 안고서 돌아오는 게 다반사다.

필자 역시 며칠전 출조를 나서 보니 아직도 물속에 있는 각종 해초들이 싱싱하게 그대로 있어서 예년에 비하여 어한기가 다소 길어질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해초가 지금까지 싱싱하게 그대로 있다는 것은 아직도 저수온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수온이 어느 정도 올라야 해초뿌리가 썩어나가면서 본격적인 낚시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어한기가 계속 길어지는 가운데에도 요즘 가까운 방파제나 동네갯바위에서는 무늬오징어낚시가 제철을 맞았다. 산란철로 접어들면서 비교적 대형급이 마릿수로 낚이는 가운데 애기루어보다는 살아있는 생미끼가 훨씬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 이 시기에는 특별한 포인트없이 아무데서나 잘 낚이나 그동안 잘 낚이던 산 남쪽 바다는 다소 힘이 달리는 듯 주춤거리고 있고 명성대로 한수리 방파제가 연일 마릿수 조황을 보이면서 초저녁부터 꾼들로 붐비고 있다. 무늬오징어는 낮에는 깊은 수심층으로 이동하여 있다가 밤이면 해안가로 접근하여 먹이활동을 하는 특유의 습성이 있어서 낮낚시보다 밤낚시가 유리한 것이다.<임현호·해원레포츠필드테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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