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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세상·제주의 색깔을 보여 주세요"어린이가 바라보는 지역 뉴스
김형훈 기자
입력 2007-06-01 (금) 14:21:48 | 승인 2007-06-01 (금) 14:21:48

   
 
  어린이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지역뉴스는 어떤 것인지를 인화초등학교 어린이들과의 대담을 통해 들어봤다. 이들은 지역 언론으로서의 제 역활을 당부했다. 사진 왼쪽으로 부터 대담애 참가한 김정효 고유미 김신정 강석훈 이원석 김소정 고태권 어린이.< 김대생 기자>  
 
뉴스를 공급하거나, 혹은 뉴스를 제공받는 이들의 대부분은 어른들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사회, 좁게 본다면 제주 사회의 미래를 이끌 어린이들의 시각은 어떨까. 인화초등학교를 찾았다. 제주시내에서 큰 학교에 속하면서도 잘 꾸며져 있어 아담함이 느껴진다. 잔디밭에 앉아 어린이기자들이 던지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어린이들의 시각에서는 신문은 읽어도 읽어도 이해하지 못할 단어만 숱하다. 더구나 신문 속 세상은 폭력과 비참함만 나뒹군다. 그런 세상에 대해 어린이들이 입을 열었다. 세상은 즐겁다고. 그러면서 그들은 세상을 알기 쉽게 전해주고, 제주의 색깔도 분명하게 해달라는 부탁이다.

 

# “범죄기사는 보도하지 말아요”

‘어린이가 바라보는 지역뉴스’를 주제로 만남은 이뤄졌다. 현재 제민일보 어린이기자로 활동하는 고유미 김소정 어린이를 비롯, 김신정(이상 6학년) 김정효 이원석 고태권 강석훈(이상 5학년) 어린이들을 한 자리에서 만났다.

이들은 1995년생과 1996년생들이다. 제민일보의 출범을 모르는 이들이다. 당연할 수밖에. 제민일보가 1990년 6월2일 닻을 올렸으니, 참세상과 참언론을 찾겠다는 제민일보의 탄생 배경은 알 리가 없다. 어린이들은 기자의 설명을 듣고서야 제민일보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신문을 비롯한 언론의 역할은 무얼까. 집에서 1시간 가량 신문을 읽는 어린이들도 있다. 대담에서 만난 어린이 가운데도 있었다. 신문 등 언론을 접해서일까. 어린이들 나름대로 신문의 역할에 대한 얘기를 풀어냈다.

“신문은 많은 소식을 전해주지만 어떤 때는 한쪽으로 치우친 기사가 많다고 느껴요. 중립적으로 기사를 썼으면 해요. FTA만 해도 그래요. 왜 반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적어주고, 좋은 점도 있을텐데 그런 점은 보도되지 않아요”(고유미)

신문에서 가장 보기 싫은 기사로 살인과 범죄 등을 꼽은 어린이들도 있다. 5학년인 이원석 고태권 강석훈 어린이는 동시에 “범죄기사”라면서 답을 했다.
“아빠가 뉴스를 볼 때 같이 봐요. 그런 때 사람이 죽는 일을 보게 돼요. 그런 것들이 보도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이원석)

# 지역 신문의 역할

포털사이트도 이젠 뉴스 제공자로서 한 몫을 하고 있다. 포털사이트는  전국에서 모은 기사를 제공하기에 파급력도 만만치 않다. 어린이들에게도 포털사이트를 통한 뉴스 바라보기가 하나의 추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차이는 있다. 대담에서 만난 5학년들은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지 않는 반면, 6학년들은 포털사이트로 뉴스를 보는 경향이 높다는 점이다.

“편리해요. 빨리 볼 수 있거든요. 그러나 오타가 많아 불편한 점도 있어요. 하루에 20분가량 인터넷으로 뉴스를 접해요”(김소정)

그런데 궁금한 점이 있다. 어린이들은 대체 제주도 소식을 어떻게 얻을까.

“아직은 관심이 덜해요. 초등학생들이라서요”(김신정)
“도민 전체가 지역에 좀 더 관심을 가지려 노력하면 지역뉴스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겠죠”(김소정)
그래도 지역신문의 역할에 대해선 나름대로 해석을 내놓았다.
“지역의 특색과 축제를 알게돼 좋아요. 결혼 소식도 전해주잖아요”(김정효)
“지역신문의 역할은 그 지역을 더 깊이있게 알 수 있게 해주는 일이라고 봐요”(강석훈)
“세세한 소식을 전해주는 역할도 있어야 하지만 뉴스이니까 사회에 대해 비평도 해주는 일도 해줬으면 해요”(김신정)

뉴스는 전문인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읽고, 그 속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런만큼 뉴스를 제공하는 기자들의 사명감은 크다. 독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글을 쓴다면 그 기사는 낙제점이다. 어린이들이 이 점에 불만을 표출했다.

“사회 현상도 잘 모르는데 어려운 용어만 써요. 사실 너무 어렵게 나와요. FTA 그런 건 (자주 들어서) 알지만…”(이원석)
“4학년 때여요. ‘벽두’가 이해되지 않았어요. 모르는 단어를 써두고 국어사전을 찾아보기도 했어요”(고태권)

어린이들이 던지는 한마디는 바로 기자들을 향해 있다. 어려운 용어만 쓴다고 잘 쓴 기사는 결코 아니다.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기사야말로 최고의 기사라는 사실을 어린이들이 일깨워주고 있다.

# 어린이들이 알 수 있는 정보 제공도

아무래도 언론은 어른들을 향해 있다. 어른들은 뉴스 취재원이면서 수요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눈엔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린이들을 위한 지면을 만들어줬으면 하는 희망을 내비쳤다.

“교육이나 논술, 요즘엔 영어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이 많거든요. 그런 문제를 많이 다뤘으면 해요. 논술 관련 글을 쓴 것을 신문에서도 읽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한 영어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간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공부를 하고, 어떤 책을 참고로 했는지에 대한 소식도 실었으면 해요”(이원석)
“어린이들이 읽을만한 추천도서를 소개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도서광고를 보면 자기네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 좋다고 하는데 우린 사실 그 책이 좋은지 모르잖아요. 신문사에서 추천을 해주면 믿을 수 있지 않을까요”(김신정)

# 도민의 입장을 대변해주길

이색 뉴스에 관심을 갖는 어린이들도 있다. ‘고양이에 날개가 달렸다’는 소식 등 믿지 못할 뉴스가 한 두 개가 아니다. 대개 인터넷에 떠도는 얘기들이다. 어린이들이 이런 이색 뉴스에 관심을 쏟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제주의 미래를 자부하는 어린이기자들은 제민일보를 향해 ‘좀 더 제주적’이기를 원했다.

“도민들이 만든 신문이기에 축하할 일이 있으면 그런 소식을 많이 전해주면 좋겠어요. 갈만한 곳도 많이 소개해주고요”(이원석)
“도민의 입장을 이해하는 신문이 됐으면 해요. 롯데마트가 들어온다고 난리잖아요. 중앙 지하상가엘 가면 현수막이 내걸려 있곤 한데 이런 걸 잘 보도하는 일이 필요하겠죠”(고유미)

어린이들도 세상을 안다. 그들은 기자를 통해서야 도민주로 탄생한 제민일보를 알게 됐지만, 대담을 하는 과정에서 지역언론의 해야 할 일을 나름대로 풀어냈다. 그건 바로 17주년을 맞는 제민일보를 향해 ‘좀 더 노력하라’는 꾸짖음이나 다름없다.
<대담·정리=김형훈 기자>


김형훈 기자  kimmi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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