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사마을 거주 이보연씨

 “‘덕지답’에서 벼농사를 그만 둔 게 아마 12년쯤 전일 겁니다.정부에서 수매도 안하고 농약을 많이 쓴 탓인지 몸도 안 좋고 해서죠” 현사마을에 거주하는 이보연씨(71)는 이 마을 ‘덕지답’에서 벼농사를 지었던 몇 안되는 사람중 한명이다.
덕지답은 예로부터 서귀포 강정동의 ‘논케’(沓地) 못지않은 금전옥답이었지만 근래에는 농사를 짓지 않아 거의 황무지나 다름없다.
이씨가 기억하기로는 처음 이곳에는 미꾸라지가 없었다.40년쯤 전에 당시 친구들과 안덕면 사계리에 놀러갔다가 그곳 논에서 미꾸라지 7마리를 잡아다 이곳에 풀어놓은 것이 몇 년후에는 ‘바글바글’할 정도로 번식해 동네 아이들의 입맛을 돋워 주는 별미가 됐다.
 그는 또 “논에는 민물장어도 많아 마을 청년과 어른들은 메뚜기를 나무에 꿰어서 잡아 이곳에서 ‘보신용’먹거리를 구했다”며 유년시절의 추억을 떠올렸다.
아울러 그는 “비가 오는 날이면 개구리 울음소리에 잠을 못 이룰 정도였다.그러나 갈수록 농약 사용량이 많아지자 미꾸라지 뿐만아니라 민물장어,참게 등은 거의 사라지고 결국 농사도 못 짓게 됐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 때문인지 그는 “요즘에는 여름철만 되면 모기며 하루살이떼로 저녁에는 불을 켜고 식사를 못할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투덜댔다.
그는 “옛날 자신이 직접 농사를 지은 쌀에서는 구수한 냄새가 났다.그러나 지금은 농약을 많이 쓴 탓인지 밥맛도 없다.옛날 그 시절의 구수한 밥냄새가 무척 그립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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