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간곡하신 기다림으로 불켜지던 집/먼데서 불빛 바라만 보아도/시린 가슴 따스워 지는 마을/가난한 집으로 어서 돌아가자…”(홍일선 시·청산송 ‘그 마을 가난한 집으로 돌아가자’ 중) 한국판 유토피아 소설인 「청산에 살어리랏다」는 토종·뒷간 연구가로 활동중인 토종광대 홍석화씨의 토종·생태 소설.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토종·생태마을의 모 습을 글로 표현하고 있다. 각양각색의 인물이 저마다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소설이지만,자연을 벗하 며 육신의 노동을 통해 양식을 구하고,맑은 공기와 청량한 물,따사로운 햇볕 속에서 세상에 지친 스스로를 치유하는 등 따스함으로 가슴을 엮는 공동체의 모습은 ‘생생 한’화면의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킨다.
 한라산과 백두산에서 이름을 따온 한백산 자락.가상의 남향마을 청산(靑山)에는 전 통 옹기에 빠진 40대 가장과 ‘밭작물의 도사’인 50대 부인,풍수와 수맥을 잘 보고 ‘좋은 일엔 끼어들고 나쁜 일은 멀리 하는’풍운의 거사와 ‘법없이도 살’미용사 출신의 50대 독신남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산다.  ‘청산’속에서의 삶은 도시적 잣대로는 잴 수가 없다.나이 오십에도 천진난만한 웃음기를 잃지 않는 작가는 낭만주의자들이 꾸려가는 실현가능성 없는 마을 이야기를 ‘대책없이’ 풀어낸다.그러나 그 속내에는 고향인 대지의 소중함을 바탕으로 환경 을 살리고 땅을 살리려는 사람들의 손으로 일궈내는 친환경적 세상에의 꿈이 담겨있 다.
 저자의 21세기 대안적 삶은 ‘홀로살기’와 ‘더불어 살기’의 공존.공동체적 강도 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소유’를 극복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바람이다.<도서출판 세 계인·8500원>. <고 미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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