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 포용하는 매너에 감동”
대만에서 결혼.지금은 엄연한 제주 부부
독특한 제주문화 감명.개성있는 학창시절도 주문

   
 
  ▲ 윌리엄 캐넌 헌터 부부는 자신들도 제주의 가족이라고 말한다.<조성익 기자>  
 

윌리엄 캐넌 헌터(William Cannon Hunter·40)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초빙교수 연구실은 대만 고산족(高山族) 문화를 느끼게 하는 창작예술품들로 가득했다. 그가 제작했다는 유화(oil painting)가 그랬고, 고산족 원주민을 닮은 조각도 신비로움을 전해줬다.

캐나다 출신으로 미국에서 교육받은 윌리엄 교수가 제주에 정착한지는 3년여…. 그는 대만출신 부인 부르산(Brusan Basakene·38)과 이제 제주의 문화를 호흡하며 살고 있다.

이들 부부의 만남이 특별하다. 사회학을 전공한 윌리엄은 고산족 문화와 예술에 끌려 대만으로 옮겨간다.

물론 자신의 연구를 위한 목적도 포함됐다. 문화와 예술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회를 제대로 아는 척도라 믿었기 때문.

그는 대만에서 스튜디오 갤러리를 연다. 이방인이었던 그는 이 공간을 통해 대만인과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또한 대만의 문화와 예술을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가교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예술적 재능마저 있는 그는 각종 대회와 페스티벌에 출품하기도 하는 등 남다른 열정을 보였고, 갤러리를 통해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된다.

그의 아내 부르산도 예술에 열정이 많았다. 소중한 만남을 가진 그들은 지난 2002년 대만에서 부부의 연을 맺는다.

그럼, 이 부부의 제주 생활은 어떨까…. 윌리엄 부부는 그야말로 제주문화에 푹 빠졌다. 

윌리엄은 “제주문화는 매우 독특하다”며 “과거 전통문화와 현대의 생활문화가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조화돼 존재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윌리엄은 지방민속자료인 돌하르방에도 관심이 많다. 제주에서 돌하르방 연구도 진행 중인데, 돌하르방이 있는 곳을 찾아 그 크기와 특징 등을 취재, 외국에 있는 저널 등에도 소개한다는 것.

윌리엄은 “제주인을 비롯, 한국인들은 외국인을 친숙하게 대하고, 외국문화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매너가 참 좋다”면서 “그래서 우리들도 무엇을 한국인들에게 해줄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고 전했다.

윌리엄은 현재 관광경영학과에서 현대여가론, 관광문화콘텐츠, 국제관광마케팅, 특수관광산업, 관광디지털이미지 등의 강의로 학생들을 맞고 있다.

그는 “강의에 따라서는 캐나다, 중국, 대만, 일본 학생들도 수강한다”며 “학생들과는 교수와 학생이란 벽을 허물어 서로가 파트너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르산 역시 제주생활이 흡족한 표정이다. 그녀는 “제주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풍광도 매우 아름답다”고 건넸다.

윌리엄은 “학생들에겐 공부도 열심히, 놀기도 열심히 하라고 말하고 싶다”며 “자신만의 개성을 찾고, 펼칠 줄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윌리엄은 방학 때도 바쁘게 지낸다고 한다. 부부끼리 여행도 많이 가고, 각종 회의나 축제현장도 찾는다. 세계관광기구(UN WTO)에도 참석, 몽골과 미얀마, 캄보디아, 동티모르 등 여러 국가의 사람들을 돕고 있다.

그는 유머와 위트도 있어 보였다. '한국음식이 입에 잘 맞는가'라는 물음에 자신의 불룩한 배를 가리기며 “너무 많이 즐겨서 살이 쪘다”고 웃어 보였다. 전복회는 물론 갈비, 삼계탕 등 한국음식에 만족감을 표현했다.

가장 좋은 단어를 ‘Smile(미소)’라 말하는 그는 “(우리 부부는) 제주가족이 되고 싶어 이 곳에 왔다”며 “제주는 너무 아름다운 곳”이라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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