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치 오징어 조황이 풍성, 꾼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연일 이글거리는 태양의 열기로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도 9월로 접어들면서 그 기세가 한풀 꺾이더니 계절은 어느새 가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한 템포 늦은 바다 속은 아직도 한 여름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워낙 높은 수온이 아직까지도 그대로 유지되면서 갯바위는 물론이고 도내 유명 부속 섬들도 ‘빈작’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올해는 그나마 한치 오징어가 어느 정도 풍성한 조과를 보이면서 꾼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특히 애월 방파제가 연일 마릿수로 한치 오징어를 배출, 오색의 오징어 찌들이 길가에 줄지어 피어있는 코스모스처럼 밤바다를 아름답게 수놓으면서 밤바다의 초록빛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치 낚시의 매력은 낚아내는 재미보다는 먹는 재미일 것이다. 횟집 수족관에서 사먹는 한치와 직접 낚아서 즉석에서 먹는 한치 오징어의 회 맛은 확연히 구분된다.

오징어는 비교적 스트레스에 민감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수 차례에 걸친 운반과 보관을 거칠 경우엔 한치가 가지고 있는 단백질을 포함한 영양소들의 파괴를 불러와 맛이 떨어지는 것이라 보여진다.

반대로 직접 낚아서 먹는 한치 오징어가 달짝지근하게 맛이 있는 이유는 풍부한 단백질 등이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오징어를 비롯, 문어와 낚시 등 뼈 없는 연체어류는 고추냉이소스보다 초고추장에 먹어야 한층 맛깔스런 맛을 느낄 수 있다.

아무튼 당분간 고수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계속 오징어 조황이 좋을 것으로 기대되나 수온이 뚜렷한 하강곡선을 그리는 9월의 바다가 끝날 때쯤이면 오징어가 수심 깊은 곳으로 이동하면서 갯바위 한치 오징어 낚시도 서서히 마감될 것으로 보인다.   <임현호·해원레포츠 필드테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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