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가이드 꿈꾸는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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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의숙씨는 제주에 온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제주에 대한 애정으로 누구보다 제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박민호 기자> | ||
제주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중국 출신 이의숙씨(45). 늘 당당함을 잃지 않는 그는 누가 보더라도 강인한 제주 여성이다.
오히려 제주인 보다 더 제주인다운 모습을 지니고 있을 정도다.
이씨는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해 알게 된 중국여성 모임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대표로 활동한 그는 제주에 머무는 중국 여성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해결사’로 알려져 있다.
언어소통이 되지 않아 생활에 불편을 겪고 가정 문제 때문에 마음의 짐을 안고 사는 중국여성들에게 제주인으로 정착하는 지름길을 열어준다.
낯선 이국땅에 뿌리를 내려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조금이나마 용기를 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이처럼 제주에 대해 모르는 게 없어 보이는 이씨. 하지만 이씨도 제주에 온 지 불과 1년6개월밖에 되지 않은 새내기 제주인이다.
이씨는 지난해 3월 남편을 따라 입국, 제주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남편과 2여년간 연애 끝에 결혼한 터라 제주에서의 삶에 대한 준비는 어느 정도 돼 있었던 그였다. 그러나 문화적 차이로 적잖은 고초를 겪었다고.
중국에서는 건축기술자격증까지 소지, 누구 못지 않은 삶을 살았던 그였지만 제주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없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중한사전과 국어사전, 외래어사전 등 3개의 사전을 곁에 두고 뉴스를 시청하며 한국어를 터득했다.
몇 개월만에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게된 그는 제주어 공부에도 열정을 보였다. 그에게 제주어는 제주 여성으로 살아가기 위한 발판이었다.
“사회에서 소외 받는 이주여성으로 살고 싶지 않았다”는 이씨는 언어의 벽을 넘어 제주를 세계에 알리는 관광가이드를 꿈꾸고 있다.
다문화가 공존하고 이주여성에 대한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다.
제주에 적응 못해 힘들어하는 이주여성과 자주 상담해온 그는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소외 받는 작은 존재로 영원히 기억될 수밖에 없다”며 “이국땅에서의 삶에 도전장을 내민 이상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 문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남편은 물론 주위의 도움도 늘어났다”며 “제주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밝혔다.
그는 “아직은 부족한 게 많지만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둘러보며 문화와 역사에 대해 공부하는 중”이라며 “제주는 중국과도 인연이 깊은 만큼 제주와 중국의 문화를 연결하는 가이드가 되는 게 꿈”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