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기능 속에 새로운 경관 구축

   
 
   
 
   
 
  ▲옥상에 정원을 조성한 난바파크.  
 
일찍이 한반도 남쪽에서 거센 물결을 헤치며 열도로 건너간 백제인들은 오사카에 거주하면서 새로운 삶의 문화를 만들어나갔다. 항만의 발달한 교통 요충지인 오사카(大阪)는 한반도를 비롯한 대륙문화를 받아들이는 문호 역할을 해왔다.

이처럼 다른 나라와의 왕래가 빈번하면서 상공업이 발달해 일본 제2의 도시로 자리잡고 있으나 교토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역사 유적은 없는 실정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만든 오사카성과 박물관 등이 역사 유적으로 꼽힌다.

오사카시는 이에 따라 도시재생 등 도시개발사업을 벌이면서 새로운 경관을 만들어가는 등 인위적인 경관 조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오사카역과 미도스지 지역, 난바 지역, 아베노지역, 코스모스여지역 등 4곳(690㏊)을 도시재생 긴급 정비지역으로 설정하고 도시를 리모델링하고 있다.

또 1998년 도시경관조례를 제정하고 1999년 오사카시 경관형성 기본계획을 확정해 시민·사업자·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경관 시책들을 추진했다. 2005년 매력있는 경관 형성을 골자로 한 ‘오사카시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2006∼2015년 도시경관 전략을 새롭게 짰다.

이 조례는 건축물의 정면 뿐만 아니라 도로 등 공공 공간에서 보이는 측면과 뒷면의 모양· 색채를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배관 설비 등을 가급적 노출시키지 말 것을 제시하고 있다. 또 주차장과 쓰레기 보관장소, 자전거거치장 등은 건축물 전체와 어울리게 시설하고 도로 등 공공공간에 접한 울타리는 외부에서 볼 수 있는 구조로 시설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외벽과 발코니, 옥외계단, 건축설비, 부속시설, 재료, 색채, 바깥통로, 울타리 등 사실상 외부로 보여지는 형태와 색채에 대해 일정부분 규제를 하고 있다.

특히 시민·사업자·NPO(비영리 민간단체) 등과의 제휴·협동 시책을 만들어 경관 형성의 참여 범위를 일반 시민으로까지 확대했다.

이 시책중 시민경관협약은 상점가 조합들이 시와 협정 기준을 맺고 건물을 신·개축하거나 상점을 관리하는 것으로 행정이 일정 구역에 대해 체계적인 경관 관리를 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새로운 경관들이 하나둘 만들어지고 있다.

   
 
  ▲미도스지 거리.  
 
도시재생긴급 정비지구중 하나인 난바는 의류 등 대규모 쇼핑센터가 밀집된 지역이지만 자연의 풍부함이 가미된 곳이기도 하다. 쇼핑센터에 옥상 공원이 만들어지고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되고 있다. 5층에서 9층까지 꽃과 잔디가 심어지고 어린이를 위한 놀이공원과 인공 하천이 만들어지는 등 옥상 공원이 도심속 오아시스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시민들을 유인할 수 있는 상업적인 도시 기능에 충실하면서 시민들의 휴식 공간을 만들고 ‘녹색 지붕’을 형성하고 있다.

오사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중심 도로인 미도스지(4.4㎞) 거리도 눈에 띤다. 지난 1937년 폭 44m로 만들어진 이후 금융과 오피스텔 등 대형 건물이 들어서면서 시는 1950년 미도스지 건축물의 높이를 최고 31m로 제한했다.

또 1956년 옥외광고물 설치 금지 도로로 지정하고 미도스지 거리유도제를 만들어 도로에서 4m로 후퇴해 건물을 짓도록 하면서 스카이라인을 유지하는 등 경관을 형성해왔다.

인도 폭을 5∼6m로 항상 유지해 시민들의 여유로운 통행을 배려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들의 조각들을 설치하는 등 미도스지 거리를 예술 문화의 거리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해 행정·건물주·전문가 등으로 미도스지지구경관협의회를 구성해 미도스지 거리를 오사카의 상징 거리로 유지·발전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중이다.

   
 
   
 

도시 경관을 역사문화의 경관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오사카는 상대적으로 적은 역사·문화적 자원을 갖고 있으나 도시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오사카만의 경관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보노 요시오 오사카시청 과장은 “상업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업의 중심지인 오사카에서의 경관 만들기는 쉽지가 않다”며 “시가지를 정비하면서 오사카에 맞는 경관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이창민 사진 박민호 기자>

◆특별취재반=이창민 자치2팀 차장, 박민호 사진팀 기자, 김경필 사회팀 기자, 김태일 제주대 교수
◆자문=정광중 제주교대 교수, 김일우 박사, 송일영 건축사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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