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나리’가 휩쓸고 간 피해 흔적은 어디로 가나.

그 규모가 광범위하여 언제쯤 복구가 완료될지 끝을 모르겠다.

인력이나 장비도 대형 현장에 우선 투입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도심 외곽이나 농촌 지역은 아직도 구호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

특히 농촌 여기저기에도 농토가 파헤쳐지고 아름드리 나무가 쓰러져 오가는 사람들의 통행을 어렵게 하는가 하면 하천마다 토사나 돌들이 쌓여 그대로 방치돼 또 다른 화를 부축이고 있다.

제주시 오등동에 사는 장재실씨(54)는 태풍이 지나간 18일부터 기계톱과 삽을 들고 마을 곳곳을 살피며 남모르게 마을 복구에 한 몫을 하였다.

평소에도 주위의 어려움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 성격의 그는 자신의 집도 이번 태풍과 폭우로 침수가 되는 수난을 겪은 터이다.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그는 우리 마을의 참 일꾼" 이라고 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그는 누구든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하루 빨리 모든 피해가 복구되어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은 사람들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어 준다면 그것이 큰 보람이라고 쑥쓰러운 표정으로 말을 맺고 바쁘게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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