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의식을 갖고 비평활동을 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제20회 청룡영화상에서 정영일 영화평론상을 수상한 제주출신 영화평론가 양윤모씨(43)는 “후보까지는 생각을 했었지만 본상은 뜻밖이라 기쁨이 더하다”며 “모자라고 부끄러운 부분이 하늘을 찌르지만 겸허한 자세로 내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사회때 보지 못한 영화를 관람하던 도중 선정 소식을 들었다는 양씨.“몇번씩 ‘설마’라는 말을 되뇌이며 실감하지 못했다”며 “인식자체가 많이 젊어진 한국영화의 흐름 속에서 보다 패기있는 평론활동에 힘쓰라는 뜻으로 알고 겸허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화평론가에 대한 상은 정영일영화평론상이 유일무이한 권위를 자랑한다.지난 94년 이 상이 처음 제정되면서 제주출신 영화평론가 김종원씨가 수상했고,이어 양씨가 제주출신으로는 두 번째 이 상의 주인이 됐다.
심사위원들은 ‘기본이 충실하다’ ‘진보적인 성향이 전망을 이끌어낸다’등을 이유로 만장일치 양씨를 선정했다.양씨는 “수상자 선정과정 자체가 변모된 시대상황을 배경으로 한 ‘활동’과 ‘전망’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한다”며 “평론상은 물론,영화상 자체에 대해 ‘깨끗하다’는 평가가 비등해졌고,수상자 역시 자부심을 갖고 상을 받을수 있는 풍토가 조성돼 기쁘다”고 밝혔다.
양씨는 “영화이론이나 학문이라는 측면만 아니라 ‘문화’라는 포괄적인 영역 속에 자기 세계를 구축하고 싶다”며 “지난 10여년간 준비했던 저작물을 완성,누구말마따나 ‘100년동안 읽힐 책’을 대중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늘 영화와 스크린을 통해 긴장된 대결을 벌이며 계속적인 영화사랑의 길을 모색한다”는 양씨는 “어느 순간이나 영화 자체에 대해 냉소적이 되기도 하는 등 고비가 오기 마련이다.항상 배수진을 치고,새롭게 만들어진 영화는 가장 빨리 가서,누구보다 먼저 그 영화의 됨됨이를 많은 이들에게 알릴수 있는 첨병이 되겠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양씨는 “내 문화의 배경은 제주도라는 고향이다.어머니나 외가쪽의 상처받았던 과거가 나의 역사적 배경이자 좌표”라며 “균형있고 개혁적으로 사물을 볼수 있는 틀은 모두 고향에서 배웠다.
더욱 스스로를 가다듬고 닦는등 가속도를 붙여 고향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현고와 서울예전 영화학과를 졸업한 양씨는 영화평론을 전업으로 비평활동에 주력하고 있다.지난 9월 결성된 영화인회의 창립멤버이자 「영화네트웍」편집위원장이기도 하다. <김지훈기자><<끝>>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