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초월해 영원히 빛날 경관조성
시간초월해 영원히 빛날 경관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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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전통사찰인 청수앞 전통거리 | ||
12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일본의 고도(古都) 교토(京都). 당나라 수도 장안을 기본 모델로 만들어진 교토는 늘 일본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역대 권력자들은 수도인 교토를 차지한 후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교토를 더욱 화려하게 치장했다.
1869년, 수도를 도쿄로 넘겨줄 때까지 교토는 1000년간 일본의 심장부이면서 국제도시이었다. 1000년을 이어 왔던 수도 답게, 목조 건축을 중심으로 한 전통 가옥이 이어져있고 고풍스런 가게와 사찰이 펼쳐진다. 청수사를 비롯한 세계문화유산이 옛 정취를 물씬 풍기며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등 교토는 운치있는 도시 풍경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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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전통의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교토의 한 거리 모습. | ||
하지만 교토는 단순히 시간이 지나거나 역사적인 자원을 간직했기 때문에 역사문화 경관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도시 경관에 대한 행정 의지와 전문가들의 참여, 주민들간의 대화와 타협이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교토시는 ‘사람의 생활이나 생업 등 전통·문화를 표상한 것이 경관이고, 그 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교토의 전통·문화를 지켜나가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이념을 꾸준히 지켜왔다.
이를 토대로 1930년부터 풍치지구 지정제도를 도입해 자연 경관이 빼어나고 녹지가 풍부한 지역을 보전했다. 1966년에 제정된 고도보존법의 일환으로 역사적인 건축물과 자연 경관이 융화된 지역을 역사적 풍토 특별보전지구로 지정해오고 있다.
이후 근교 녹지보전구역, 자연풍경보전지구, 미관 지구, 옥외광고물 금지구역, 옥외광고물 규제 지역 등을 설정했다. 또 전통가옥 등 역사적인 건조물이나 교토다운 풍경있는 경관을 보전·재생하기 위해 경관중요 건조물을 지정·관리해오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일본을 휩쓴 ‘버블’경제로 부동산 투자가 늘어나면서 전통 가옥이 서서히 허물어지고 고층아파트가 들어섰고 역사적 거리에 어울리지 않은 건축물이 난립했다. 난잡한 광고물과 조명 경관의 상실 등으로 즐비한 문화 유산으로 연 4800만명의 관광객의 찾는 교토가 무분별한 고층건물에 둘러싸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했다.
교토시는 이에 따라 지난달 1일부터 고도·경관·풍치 지구를 변경하는 등 신경관정책에 관한 도시계획을 전면 시행했다. 이 정책은 건물 등은 사유재산이라도 경관은 공공의 재산, 교토의 뛰어난 경관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게 계승하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사명과 책무 등 4가지의 기본 이념으로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 일본 자치단체중 최초로 시내 모든 지역에서 건축물의 높이를 45m에서 31m로 낮췄다. 전통가옥 인근의 건축물 높이는 31m에서 15m로 제한하고 풍치·미관 지구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특히 조망경관창생조례를 새롭게 만들어 세세한 건축물의 높이와 디자인 등을 규제했다. 조망 경관점을 △경내의 조망 △거리 조망 △강가의 조망 △정원에서의 조망 △산을 바라보는 조망 △내려다보는 조망 등 8곳으로 구체화시키면서 조망 경관점내의 건축 허가를 대폭 강화했다. 옥외광고물 규제 조례를 변경해 건물의 옥상 광고와 네온사인을 전면 금지했다.
이처럼 독특한 자연 경관과 삶의 문화를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체계적인 정책은 교토를 도시 경관의 모델지로 평가받게 했고 세계문화유산의 보존과 관광자원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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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수사 | ||
지난 1994년 유네스코로부터 지정된 세계문화유산은 청수사 등 14곳에 이른다. 일본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국보급 문화재인 청수사는 고대 목조건축 양식을 잘 보존하고 있다. 또 교토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본당의 넓은 무대에서 바라보는 단풍은 절경중의 절경이다.
청수사로 오르는 언덕길에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유서 깊은 가게들이 즐비해 옛 정취를 물씬 풍긴다. 연 관람객이 900만명에 달하는 등 늘 사람들로 붐빈다.
다카야 모토히코 교토시 경관정책과장은 “전통 건축물에 대한 보존과 관리는 수십년전부터 이뤄졌기 때문에 세계문화유산 지정에 따른 조례 제정 등 특별한 제도는 마련하지 않았다”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제시된 권고사항을 충실히 이행중”이라고 밝혔다.
도시경관의 모델지로 꼽히는 교토. 교토의 경관 모토는 ‘50년후, 100년후에도 빛날 교토를 목표로…’다.
이 모토의 마지막에는 ‘앞으로도 역사를 쌓아가면서 새로 형성해갈 뛰어난 경관, 시간을 초월해 빛날 경관 조성을 진행해가겠습니다. 교토가 언제까지나 교토이기 때문에’라고 제시됐다. 지역의 문화와 역사, 삶을 바탕으로 한 도시 경관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특별취재반=이창민 자치2팀 차장, 박민호 사진팀 기자, 김경필 사회팀 기자, 김태일 제주대 교수
◆자문=정광중 제주교대 교수, 김일우 박사, 송일영 건축사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