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경관 최대한 살린 도시 이미지
[제주를 새롭게 디자인하자, 경관이 미래다] <10>고베시의 워터프론트
해안경관 최대한 살린 도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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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베시의 상징물인 포트 타워와 고베해양박물관 등이 위치한 해상공원 '메리켄파크' 전경. | ||
록코산맥을 중심으로 경사면 형태로 도시가 넓게 형성돼있고 바다와 접해있어 제주와 비슷한 지형적인 조건을 가진 고베시.
푸른 숲이 우거진 록코산을 배경으로 고베 하버(항구)랜드와 포트 아일랜드 등 시민들이 바다와 배, 항구를 즐길 수 있는 친수 공간이 조성되면서 항구도시 고베를 실감할 수 있는 경관이 형성돼있다.
고베시의 워터프론트 경관 형성은 20∼30년전에 시작됐다. 1988년 자연 경관이 빼어나고 해수욕장이 분포된 스마 마이코 해안(179㏊)를 도시경관형성지역으로 지정했고 스마 마이코 해안을 다시 8개 구역으로 나눠 해당 구역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개발 행위와 보전 방향을 정했다.
예를 들면 풍부한 녹지가 분포된 스마 해안구역은 레크리에이션 구역으로 거리 조성을 유도하고 자연 경관이 빼어난 스마우라 구역은 경관 보전을 기조로 삼고 있다. 이런 방침을 기준으로 기준으로 스마 해안구역의 건축물 높이는 15m 이하로, 스마우라 구역은 10m 이하로 정해 구역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건축물 형성을 유도하고 있다.
또 이들 8개 구역에서의 건축물 높이, 건평률, 외벽 후퇴 거리, 색채, 지붕 형태, 베란다, 건축물 형태, 차양, 색채 등에 대한 규제 조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옥외광고물을 비롯해 돌출·지상광고물, 전신주와 가로등을 이용한 광고물 행위에 대한 제한 규정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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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베시는 보행자 중심의 도로를 만들어 거리를 걷는 사람들에게 걷는 즐거움을 준다. | ||
무엇보다 아카시해협대교, 유람선, 제임스산 등 시가 정한 조망점에서의 산과 바다 등 자연에 대한 조망 확보를 엄격히 관리하면서 해안 경관을 유지하고 있다.
요시다 마사토시 고베시 도시계획총국 주사는 “스마 마이코 해안 인근에 시설된 철도를 타면서 모래사장과 해수욕장, 바다를 볼 수 있도록 건축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베시는 이런 제도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있는 워터프론트’를 만들었다. 단순히 바다를 보면서 편안함만을 느끼는 것 만이 아니라 ‘즐기고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시설을 마련해 시민·관광객들에게 워터프론트의 매력을 주고 있다.
시가지에서 바다로 유인시키는 역할로 하버랜드를 조성해 식사·쇼핑·오락을 만끽할 수 있는 문화 상권을 구축했다. 하버랜드를 따라 바다로 온 관광객들은 해양박물관에서 세계 전통 민속선과 선박·항구 기술 등 해양 체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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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995년 고베대지진 당시 허물어진 선착장을 보존해 공원(메모리얼 파크)으로 활용하고 있다. | ||
고베시는 방제센터를 통해 재난 교육을, 메모리얼 파크에서 피해 체험을 실시하는 등 교육과 관광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하버랜드에서 메모리얼 파크로 이어지는 거리는 단순한 이동 통로가 아닌 시민·관광객들을 자연스럽게 모이게 하는 집객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사카의 남바 파크와 고베시에서 보듯, 거리가 이동 통로 이상의 집객 역할을 하려면 매력적인 공간 창출이 필요하다는 사례는 제주가 문화와 상권 등의 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야지마 도시히사 경관계장은 “고베시는 자연과 바다, 산 등 지형적인 조건을 최대한 고려해 도시 경관을 만들고 있다”며 “특히 고베다운 도시경관의 형성을 지속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한 조례 등 제도를 검토하고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와 비슷한 지형조건을 가진 고베시. 제주의 친수공간인 탑동은 바다와 접해있음에도 콘크리트에 가로막혀 물이 보이지 않는 반면 고베는 바다를 볼 수 있도록 개발행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매력적인 해양 공간을 만드는 워터프론트 경관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창민 기자 lcm9806@jemin.com
◆특별취재반=이창민 자치2팀 차장, 박민호 사진팀 기자, 김경필 사회팀 기자, 김태일 제주대 교수
◆자문=정광중 제주교대 교수, 김일우 박사, 송일영 건축사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