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요리사 꿈 이뤘죠"
![]() | ||
| 요리를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네팔 출신의 카말씨가 아내와 요리를 하고 있다. /박민호 기자 | ||
네팔 출신인 카말씨(34·제주시 노형동)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요리를 한다.
그는 제주시 노형로터리 인근에 위치한 일본식 돈까스 전문점 ‘사크사크’ 대표다.
제주산 생고기와 직접 만든 빵가루만을 사용한다는 그는 자신만의 요리를 고집한다. 때문에 그는 일본 유명 레스토랑 주방장 자리까지 마다하고 제주를 택했다.
제주에는 영원한 후원자인 아내 이현심씨(33)가 있었기 때문이다.
카말씨와 아내 이씨는 지난 2000년 일본 유학시절 처음 만났다. 카말씨가 주방장으로 일하던 레스토랑에 이씨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둘은 평생 동반자로서의 인연을 만들어갔다.
하지만 카말씨에겐 ‘나만의 요리’를 펼쳐 보이고 싶었던 꿈이 있었다. 이미 일본 내에서도 인정받는 실력이었지만 요리에 대한 열정은 그를 제주로 향하게 했다.
“내 가게가 아닌 곳에서 ‘나만의 요리’를 선보인다는 게 쉽지 않아요. 꿈을 이루기 위해 아내를 따라 제주로 오게 됐습니다”
제주에서 아내와 전통혼례로 평생을 약속한 카말씨는 지난해 3월 ‘나만의 요리’를 선보일 수 있는 아담한 공간을 장만했다.
손님 20여명만 들어서도 꽉 찰 정도의 규모였지만 그에겐 평생 꿈을 펼칠 소중한 공간이었다.
처음 손님들과 한마디 대화조차 나눌 수 없었던 카말씨는 아내가 직접 사다준 교재와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 한국어강좌 등을 통해 자신을 ‘제주인’으로 바꿔갔다.
손님들의 입맛을 모르고선 훌륭한 요리란 만들어질 수 없다는 그의 신념 때문이다.
그는 지금 목소리만 가지고선 제주인으로 착각할 정도로 달라졌다. 주문 받는 수준을 넘어 배달까지 다닐 정도다.
최근 인근에 유사 음식점이 속속 생겨나면서 매출이 줄었다고 하지만 그는 늘 행복하다.
그를 움직이는 것은 ‘돈’이 아닌 ‘요리에 대한 열정’이기 때문이다.
카말씨는 “돈에 욕심이 있었다면 제주에 오지도 않았다”며 “제주에 사랑하는 아내가 있고 나의 꿈을 실현시켜줄 공간이 있었기 때문에 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손님들이 요리에 입맛이 맞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었다”며 “이런 걱정 덕분에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매출에 연연하지 않고 나만의 요리를 맘껏 펼칠 수 있다는 지금 이 순간 행복을 느낀다”는 그는 “아내의 헌신적인 뒷받침이 없었다면 오늘의 행복은 없었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아내 이씨는 “남편, 2개월된 아들과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남편이 원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발벗고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