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이 제주관광 주인돼야”

   
 
  ▲ 제주퍼시픽호텔 전경. 특급호텔과 도민간 벽을 허물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황시형 제주퍼시픽호텔 대표이사(50)는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제주출신 특1급 호텔 대표다.

황 대표가 취임할 2004년 12월 당시에는 퍼시픽은 자금문제와 노조 갈등을 겪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는 원해서 대표이사를 맡은 것보다는 당시 상황이 본인을 대표이사로 만들게 했다고 밝히고 있다.

황 대표는 “당시 제주에서 호텔사업을 하는 것은 정신병자라는 말까지 들었지만 원래 사업자체가 힘든 일”이라며 “다른 특급호텔은 대기업의 계열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퍼시픽호텔은 단독기업 형태로 이뤄져 경영상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이 원래 어렵고 힘든 일”라며 “손쉽게 기업을 경영하겠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이 위기만 극복한다면 빠른 시일내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아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고 취임이유를 밝혔다.

제주퍼시픽호텔은 회장-부회장-사장-부사장-상무-전무 등 여러 단계의 나눠진 고위직급을 일제히 없애면서 인건비를 낮추는 동시에 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

황 대표는 “어느 회사든지 일을 가장 많이 해야하는 사람은 바로 그 회사의 대표로 불필요한 직급을 과감히 없앴다”며 “고위직급을 없애는 대신 업무일지·자금관리·결재방식 등을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게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이 연결되면 어디서나 정상 업무를 가능하게 했고, 직원들이 불필요한 일에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을 최소화했다.

또 다른 특급호텔과 차별화를 위해 목관아지와 관덕정-용두암-탑동광장-해안도로-동·서문재래시장과 중앙지하상가 등을 활용한 관광아이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황 대표는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내라’는 말을 매우 싫어한다고 밝히며, 도민들이 제주관광사업의 주인이 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도내 특급호텔이나 골프장 등 대규모 관광사업장의 주최는 대부분 다른 지역 인물로 채워졌고 도민들이 참여할 틈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도민들이 관광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선 현실상 대규모 사업보다 소규모로 다양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 황시형 대표  
 
황 대표는 “다른 지역 주민들은 특급호텔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많이 하지만 도민들은 이용하지 않는다”며 “가격이 높은 이유도 있지만 특급호텔들이 제주지역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도민들이 호텔에 친숙함을 높이기 위해 커피값을 대폭으로 할인하고, 결혼피로연도 뷔페가 아닌 성게국으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특급호텔 등 관광산업과 도민의 사이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제주관광산업이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율에 비해 도민들에게 중요성을 인식되지 못하는 것은 소수에 의해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라며 “많은 도민들이 관광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시형 대표 프로필>

·1992년 총무과장 제주퍼시픽호텔(당시 라곤다 호텔) 입사
·1996년 외국인카지노영업허가 획득
·2001년 특2등급서 특1등급호텔로 상향
·2004년 제주퍼시픽호텔 대표이사 취임
·2007년 제주관광대상 숙박업부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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