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경제활동 기회줘야"
![]() | ||
| ▲ 3년간 노력끝에 지난 8월 도내 육가공 완제품 사업체 최초로 HACCP 인증을 받았다. | ||
사단법인 평화의 마을 원장 겸 대표이사인 남시영씨(48)는 최근 장애인 복지시설과 기업을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평화의 마을은 2003년부터 소지지와 햄을 생산하고 있다. 공장 직원은 생산직 12명 모두 1·2급 정신지체장애인들이며, 이들은 복지시설 원생이 아닌 당당한 직원으로 일하며 근로 4대 보험 혜택도 받고 있다.
남 대표는 “장애인들에게 경제적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2002년부터 복지기관의 기능에 기업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독일에 갔다가 우연히 소시지 공장을 방문하고, 제주 청정 축산물을 활용한 소시지와 햄 제품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했다.
남 대표는 “소시지·햄 제조업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국내 대학교수들에게 자문을 구했지만 대부분이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우리나라 소시지·햄 시장에서는 성공가능성이 없다고 만류했다”고 말했다.
또 “하지만 인건비를 절감하고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통한 소량 다품종의 고급제품을 개발한다면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2002년 소시지·햄 제조공장을 준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평화의 마을은 자체브랜드 상품인 ‘프리덴 하임’ 우여곡절 끝에 출시했지만 또 다른 난관에 부딪혔다.
대기업 독점 형태의 구조에 인지도가 없어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술회했다. 특히 거래 회사들이 장애인들이 만든 제품이라는 이유로 편견을 갖고 바라보면서 힘든 점이 많았다.
남 대표는 “장애인들도 비장애인 못지않은 우수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검증받기 위해 2005년 공장을 증축하고 유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업체 인증을 추진했다”며 3년간의 노력 끝에 올해 8월 도내 육가공 완제품 사업체 최초로 HACCP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육가공 완제품 제조회사는 다른 일반 축산물 가공·포장 업체에 비해 HACCP을 인증받으려면 훨씬 까다로운 기준에 맞는 공정과 절차 그리고 설비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직원들이 HACCP 기준에 맞게 공정을 수행할 능력 교육이 필요하다.
![]() | ||
| ▲ 남시영 대표 | ||
그는 HACCP을 인증받은 후부터 도내 한 대형유통매장에 납품거래가 성사됐고, 다른 식품업체에서 주문 의뢰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남 대표는 “장애인들이 만든 제품을 내세워 소비자에게 감성을 자극하거나 도움 요청하는 방법으로 판매한다면 우리 공장은 오래가지 않는다”며 “다른 회사의 제품과 품질·맛 등의 경쟁을 통해 당당히 판로개척을 해야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시영 대표 프로필>
·1999년 제주산업정보대학 사회복지과 교수
·2001년 (사)평화의 마을 원장 임명
·2003년 육가공 제조공장 준공
·2007년 HACCP 인증 획득
·2007년 FCG 품질보증 인증
김용현 기자
noltang@je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