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사용한 적 없다…이 후보도 기억 못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지난 2001년 BBK 투자자문의 회장 명함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BBK 실소유주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장춘 전 외무부 대사(67)는 최근 조갑제 닷컴과의 인터뷰에서 "2001년 5월 30일 2시 30분 서초구 영포빌딩에서 이명박씨를 만나 명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명함에는 한자로 이명박이란 이름이 새겨져 있고 바로 아랫부분에 회장/대표이사란 직함이 적혀 있다. 또, 명함 중앙부분에 'eBANK Korea.com'이란 사이트명과 함께 하단부에는 'BBK 투자자문주식회사·LKeBANK·eBANK 증권주식회사'라고 적혀 있다.

◈ 이장춘 "이 후보 거짓말에 온 나라가 소용돌이에 빠졌다"

이장춘 전 대사는 "이명박씨와는 20년 지기로 명함을 줄 필요가 없었지만 당시 이명박씨는 이런 일을 한다, 인터넷 시대여서 인터넷 금융업을 한다면서 명함을 줬다"고 말했다.[BestNocut_R]

이어 명함을 공개한 이유는 "진실을 아는 사람으로서 숨기고 있을 수 없었다"며 "이명박 후보의 "BBK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거짓말을 한국의 보수·우파가 믿는 바람에 온 나라가 거짓말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사는 "적어도 10월 4일 전까지는 이명박 후보가 그냥 못마땅햇지만 10·4 평양선언을 보고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며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10·4선언이 통일의 디딤돌"이라며 "초당적 협력" 운운했고 이명박 후보의 태도 역시 애매하고 불분명했다"고 명함을 공개한 배경을 부연 설명했다.

이 전 대사의 주장은 'LKe뱅크, BBK, EBK의 대표이사 직함이 기재된 이 후보의 명함을 사용했다'는 김경준씨 측의 주장을 확인해주는 것으로 이 전 대사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이명박 후보가 거짓말을 한 것이 된다.

◈ 한나라당 "사용한 적 없다…이 후보도 기억 못해"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장춘 전 대사가 제시한 명함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확인을 더 해봐야 하지만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그런 명함이 전혀 사용된 적 없다"면서 "후보 자신도 전혀 기억을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명함에 동아세아 연구원이라고 적힌 걸로 봐서는 이명박 후보가 원래 명함을 안 갖고 다니니 갖고 있던 명함에다 (동아세아연구원이라고) 써줬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당시 EBK를 김경준과 함께 만들기로 추진하던 때이므로 김경준이 그런 명함 등을 만들었을 수는 있으나 사용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해 와 한나라당과 이후보의 대응 방향에 따라 이 전 대사의 명함 공개는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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