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인 언어.점차 서울 등지의 언어 유입으로 인해 중앙어화하고 있는 제주어의 변모양상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논문이 나왔다.
문순덕씨(39)가 제주대학교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학위논문으로 상재한 「제주 방언의 부정 표현 연구」.
문씨는 이번 논문을 통해 부정법(否定法)을 중심으로 제주 방언의 특성을 점검한다.문씨는 “중앙어에서 쓰이는 부정소와 통사환경이 유사한지 다른지,그 의미는 무엇인지 밝히고자 했다”며 “제주 방언이 중앙어와 전혀 다른 독자성을 갖는다기 보다 언어의 역사성 속에서 더디게 변화되었음을 밝히고,자료들이 사라지기 전에 부정 표현 체계를 수립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제주방언에서는 중앙어에서보다 짧은 형태의 부정문의 쓰임이 우세하다는게 문씨의 결론.문씨는 “발음상 노력의 경제성과도 관련이 있으며,말하는 이의 생각을 간단 명료하게 전달하려는 의식의 발로”라며 “실제 회화시에는 간단한 의사전달이 목적이므로 단형부정문을 주로 사용한다”고 결론맺었다.
문씨는 또 단형부정문은 ‘아니·못+동사’,장형부정문은 ‘∼지 아니하다·못하다·말다’,부정어휘 ‘말다·엇다·아니다·모르다’에 의한 부정표현의 통사구조로 되어있음을 정리해냈다.
한편,문씨는 일상생활속의 부정어휘들인 ‘말다·엇다·아니다·모르다’의 기본의미와 부차적 의미,문장의 전체적인 결합 속에서 추출되는 의미도 정리했다.
일례로 ‘싫다’라는 뜻으로 흔히 쓰이는 ‘말다’의 경우 문씨는 “원래 부정응답으로 쓰였으나 중앙어에 동화되면서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며 “노인층으로 올라갈수록 ‘말다’와 ‘엇다’를 사용하고,젊은이일수록 ‘싫다’를 사용하는등 세대간의 차이를 반영하면서 교체현상을 낳는다”고 진단한다.
문씨는 제주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동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박사과정을 밟았다.현재 제주대·한라대강사.<김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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