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제주어 자신 있어요"

   
 
  중국 출신 우영영씨는 전도 이주민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우승할 정도로 능숙한 우리말 실력을 자랑한다. /박민호 기자  
 
"시어머니께 처음 제주어 배웠죠. 재래시장을 자주 이용하는데 장사하시는 아주머니들과도 자주 대화를 나누곤 해요"

이주여성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제주인 다운 중국 출신 우영영씨(26·노형동). 그는 우리말을 능숙하게 구사한다. 간혹 제주어로 말하며 주위를 즐겁게 한다는 그다.

우영영씨는 지난 1일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 주최로 열린 '제1회 전도 이주민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도 대상을 차지했다.

그는 어린이 동화 '토끼와거북이'를 제주어로 구사하며 방청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제주에서 사는 하루하루가 즐겁다"는 우영영씨는 지난 2005년 제주와 첫 인연을 맺었다. 중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무작정 한국으로 유학생활에 나선 그는 2001년 천안지역 어학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다 제주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나 그는 2년만에 한 아이의 엄마로 변신했다. 지난해 11월 결혼을 하면서 남편, 13개월된 아들과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남편이 운영하는 여행사에서 중국 관광객을 전담하고 있는 우영영씨는 도내에서 모르는 관광지가 없다. 관광객들이 올 때마다 직접 제주를 홍보하고 나서는 그는 누가 보더라도 제주인이다.
그는 평소 재래시장을 자주 찾는다. 물건을 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사람답게 사는 법을 배우고 싶은 심정에서다.

재래시장에서 만나는 아주머니들이 그에겐 인생은 물론 제주어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그는 "재래시장에 가면 가격을 깎는 재미와 조금 더 얹어주는 인정을 느낄 수 있다"며 "장사하는 아주머니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제주어도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우영영씨의 부모님도 제주를 찾았다. 집에 머물며 아이를 돌봐주는 부모님이 늘 곁에 있었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서툰 솜씨지만 부모님을 위해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지금이 그에겐 가장 행복하다.

우영영씨는 "제주어를 처음 접했을 때 한국말인가 싶을 정도로 알아듣기 힘들었다"며 "시어머니를 통해 제주어를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래시장에서 장사하시는 아주머니들과 대화할 정도로 제주어 실력이 향상되면서 자신감도 생겼다"며 "이웃들과 친분이 쌓이고 친구도 늘어나 제주생활이 점차 즐거워졌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에 온 부모님께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기쁘다"며 "인생은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추운 겨울,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넘쳐나길 바란다"며 "여건만 된다면 봉사활동에도 참여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경필 기자 kkp2032@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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