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 1차+관광…1.5차 산업 새로운 수요 창출
제주 경제 패러다임 바꾸고 정책적 지원도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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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산업의 쇠락
전통적으로 제주사회를 먹여 살렸던 감귤산업과 관광산업은 세계시장의 변화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제주지역경제는 감귤과 관광산업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지난 1970년대까지 성장했지만 지난 1990년대의 개방화 물결로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우르과이라운드(UR),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으로 농산물시장이 개방, 감귤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제주경제를 지탱했던 관광산업도 해외여행 자유화 및 소득증가에 따른 국민들의 여가 욕구가 변화, 성장세가 하락하는 현실이다.
특히 감귤과 관광에 의존하는 산업의 양극화 구조는 2007년 한미FTA의 시장개방화 시대를 맞아 생존 위기를 맞고 있다.
감귤과 대체성격이 강한 미국산 오렌지 등 감귤류 수입제품이 이르면 내년부터 관세 축소 및 무관세로 반입, 지역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관광산업도 국내외 도전을 받으면서 ‘사면초가’의 위기에 놓여 있다.
동남아지역 국가·도시와의 관광상품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국내 자치단체들의 경쟁 심화로 제주관광산업의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제주사회가 관광환경 급변 등에 따라 다양한 상품개발과 가격경쟁력 강화의 유인책을 펼치고 있지만 1·3차산업의 의존도가 높은 지역경제 구조로 역동성을 잃고 있다.
△제주를 진단하라
지난 2002년부터 추진한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완성을 위해 2006년 7월1일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했지만 여전히 과제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국내·외 경쟁의 가속화 속에서 참여정부가 약속한 핵심산업 규제 완화의 특례 지원이 불확실하고, 지역내 자본력 및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는 등 여전히 1차·3차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외에도 경제특구, 경제자유구역, 기업도시 등 특례 도시가 등장하는 한편 제주사회는 교육자원 및 교육기관의 경쟁력도 미흡하기 때문이다.
관광산업도 동남아에 이어 금강산·개성 등 북한관광 개방으로 관광수요가 감소한데다 한국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전국 16개 시·도별 기업투자환경 종합지수에서 11위의 하위권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제주사회가 약점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동북아 요충지로서 청정 자연환경과 기후조건을 갖춘 국내 1위의 관광지 자리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제주의 한라산 등 청정환경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또 다양하고 풍부한 문화컨텐츠, 생물종다양성을 보유한데다 교육·의료환경의 국제화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때문에 제주사회의 발전 잠재력을 극대화, 국내·외 경쟁도시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 찾기가 요구되고 있다.
△주력산업의 내실화
제주사회가 외부 여건의 기회를 선점하고, 내부적인 문제점을 극복하면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미래지향적인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이 절실한다.
제주경제 기여도가 높은 감귤산업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감산정책, 고품질 및 고급브랜드화 등의 경쟁력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감귤산업 경쟁력 강화를위해 무조건 축소하고, 2차산업을 늘리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현행처럼 단순히 생산과 판매의 산업구조 개념에서 벗어나 가공·상품화, 관광상품으로 활용하는 등 ‘0.5차 더하기’의 새로운 시장창출이 실행돼야 한다.
감귤 등 1차산업을 2차, 3차산업과 융합하는 ‘1.5차 산업’으로 육성하는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광산업도 고비용 구조 개선과 명품 발굴·육성의 고부가가치화로 내실화가 요구되고 있다.
관광산업 규모의 확대와 함께 강원도,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주변 관광지와의 경쟁에서 질적 우위를 확보하는 한편 동북아 관광지로서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도민들의 친절도 역시 향상돼야 한다.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는 제주를 둘러싼 동북아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할때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관광산업의 세계 GDP 비중은 2003년 12%에서 2008년 20%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동북아 관광시장의 성장과 함께 중국이 최대 관광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제주관광산업의 경쟁력 확보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중국의 경제 급성장과 개방정책 확대로 동북아 관광객수가 오는 2010년 1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관광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시설 중심의 획일적·양적 개발에 치중한 하드웨어 방식을 탈피, 한류상품화 및 영화·드라마 관광상품 육성의 ‘소프트 관광’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와 함께 중국 관광객에 대한 노비자의 특례를 십분활용하기 위해서는 테마관광상품 개발 및 마케팅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오는 2020년 해외여행객이 1억3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문화·스포츠·생태·휴양·허니문·쇼핑·한류 등 중국 관광객 욕구에 맞는 핵심테마를 선정, 집중 육성하는 소프트 관광의 인프라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
△10대 유망산업을 그리자
감귤·관광의 주력산업 내실화와 함께 제주경제 성장을 주도할 미래산업 육성에도 경제정책의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제주도 역시 핵심산업인 교육·의료·관광·첨단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일부 산업을 중심으로 가시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바이오산업 육성 일환으로 추진된 건강·뷰티산업이 도내의 다양한 생물자원을 활용, 새로운 동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 회사와 화장품 원료 공급 협약을 맺는한편 덜 익은 감귤의 미숙과를 활용, 화장품 ‘올레’를 출시하는 성과를 거뒀다..
환경산업 육성에 따른 풍력발전산업이 본 궤도에 오른 가운데 바이오디젤의 유채생산시범사업도 추진되는 등 유망산업 육성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자 제주지역의 부존자원을 활용한 신성장 동력산업의 가시화는 미흡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하수자원을 이용한 신성장 엔진으로 물산업을 발굴했지만 제주도의 미약한 추진 의지로 실행여부는 안개속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제주사회의 성장과 발전경로에 가장 적합한 사업을 선정, 육성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강력한 추진 의지를 주문하고 있다.
유망산업을 성장동력으로 발표한후 추진의지가 뒤따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는 건강·뷰티산업도 현재 전문 연구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 유망산업을 선정한후 머뭇거리면 다른 국내·외 도시와의 경쟁에서 뒤떨어진다”며 “미래산업 선정과정에서도 공청회를 내실화하고, 정책과정을 투명화하는 공직사회의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훈석 기자 hspark@jemin.com



